도 교육청 제주지역 9시 등교 방향 밝혀
설익은 정책 발표로 도민 혼란 가중 지적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이 내년 신학기부터 등교 시간을 조정한다는 방침을 마련, 세부계획 수립 절차에 돌입했지만 학생과 학부모의 혼란이 더 커지고 있다.
 
제주도교육청이 이석문 교육감의 '아침밥이 있는 등굣길 공약'은 경기도교육청이 시행하는 '9시 등교'가 아닌 학교 실정에 맞는 '등교 시간 조정'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석문 교육감은 지난 17일 열린 제321회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제1차 정례회 제4차본회의 교육행정 질문에서 "아무리 '아침밥이 있는 등굣길'이라고 강조해도 '9시 등교'로 단정하더라"며 "아침밥이 있는 등교길 등교 시간이 오전 8시가 될지, 9시가 될지는 의견 수렴 등을 거쳐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제주도교육청은 이번달까지 아침밥이 있는 등굣길에 대한 세부계획을 마련한 이후 다음달 도내 학생과 학부모, 교사 등을 대상으로 등교시간 조정 등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다는 방침을 마련했다.
 
특히 도 교육청은 학생과 학부모, 교사 등이 제시한 의견을 검토해 내년 3월 신학기부터 학교별로 등교시간을 조정한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학생과 학부모 등 도민들은 등교 시간 조정을 9시 등교로 받아들이고 있어 이석문 교육감의 등교 시간 조정 정책과 차이를 보이고 있다.
 
지난 13일 서귀중앙여자중학교에서 열린 서귀포 지역 중·고등학생과의 공개토론회에서 학생들은 "9시 등교는 아침밥을 먹을 수 있고, 충분한 수면을 취할 수 있는 반면 맞벌이 부부 문제 등이 우려되고 있다"며 "학생들은 9시 등교를 반기는 분위기인데 제주도는 언제쯤 시행할 것이냐"고 질문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30일 제주제일고등학교에서 열린 제주시 지역 토론회에서도 학생들은 9시 등교에 대한 찬반입장을 분명히 하는 등 학생들은 등교 시간 조정을 대체적으로 '9시 등교'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석문 교육감은 "읍면동과 초·중·고등학교 상황 등이 다르기 때문에 의견 수렴 등을 통해 내년 3월부터는 어떤 형식이든 적용할 방침"이라며 "내년 신학기가 시작되기 전에 등교 시간 조정에 대한 방향을 잡지 못하면 또 다른 문제가 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태석 도의원은 "정책의 혼선이 이런데서 빚어지는 것으로, 내년 3월까지 정해서 그때까지 하겠다라고 하면 의견 수렴할 필요가 없는 것 아니냐"며 "설익은 정책을 발표해 도민사회에 혼란을 주지말라"고 주문했다.
윤주형 기자 21jemin@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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