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아영할머니 추모음악회
20일 월령리 생가서 진행
지역·행정적 관심 등 필요

▲ 진아영할머니삶터보존회와 제주주민자치연대가 월령리 고 진아영 할머니 생가서 '작은 음악회'를 마련했다. 김영모 기자
제주4·3의 비극이 점차 과거 속으로 잊혀지고 있는 분위기다. 이에 지역적 관심과 행정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실례로 지난 20일 열린 '무명천 할머니'의 작은 음악회에서도 제주4·3에 대한 도민사회의 무관심이 여실히 드러났다.

진아영할머니삶터보존회(공동대표 박용수·정민구, 이하 보존회)와 제주주민자치연대는 이날 월령리 고 진아영 할머니 생가에서 사후 10주기 추모 음악회 행사를 열었다. 

이날 참석한 관객은 주민을 포함해 20여명 내외 뿐이었다.

진아영 할머니는 제주4·3 당시 경찰의 총격으로 턱을 잃고 55년간 살아온 '사건 트라우마'의 상징적 피해자이다. 

안타깝게도 이러한 역사적 인물의 사후 인권문제는 이제 도민들의 관심 밖으로 잊혀가고 있었다.

이번 음악회 역시 준비과정이 순탄치 못했다. 빨라진 추석연휴 시기와 맞물려 행정지원이 없는 상태로 주민들도 생업을 미뤄놓고 진행하기엔 무리였다. 

그러나 10주기를 아무런 활동없이 보낼 수 없다는 의견이 모아지면서 급히 성금 등을 모아 행사를 마련하게 됐다.

▲ 최상돈씨 공연.
정민구 대표는 "올초 4·3위령제가 국가추념일로 지정되는 등 4·3에 대한 추모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으나, 현장에서는 이를 체감하기 힘들다"며 "민간 단체가 10년간이나 추모회를 열고 있다는 일은 대단한 것이다. 그러나 도민들의 관심을 모으고 오래도록 역사를 이어나가려면 행정적 지원이 절실하다. 진 할머니 뿐 아니라 모든 피해자에 대한 관심을 정책적으로 접근해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날 음악회 무대에 오른 '모다정'의 김유미씨는 "제주4·3의 비극이 진 할머니뿐이겠느냐"며 "제주 곳곳에서 발생된 4·3인 만큼 지역 자체적으로 희생된 분들에게 관심을 갖고 추모하는 자리가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생전에 진 할머니와 알고 지냈다는 김웅진씨(79)도 "지난해만 해도 진 할머니 기일에 맞춰 해안 공연장에서 추모 음악회를 크게 했던 것 같은데 아쉽다"며 "내년에는 더 많은 지역주민들과 추모를 함께하는 자리가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김영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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