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배 가격 하락세
감귤 밭떼기거래 잠잠
풍작·소비위축 등 변수

'이른 추석'이 제철 과일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추석 명절 이후 사과·배·담감 등 주요 과일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간 데다 다음달 출하를 앞두고 한창이어야 할 감귤 밭떼기 거래까지 거의 이뤄지지 않는 등 농가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21일 주요 과일산지와 도매시장 등에 따르면 추석 이후 사과·배·단감 등 주요 과일 가격이 바닥 모를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명절 이후 가격 하락'공식은 예년과 마찬가지지만 올해는 과일이 풍작을 이룬데다 경기침체와 이른 추석 등의 영향으로 소비가 살아나지 않으며 농가 주름살을 깊게 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사과나 배 등은 지역별·품종별로 출하 시기가 엇갈리며 가격을 지지해왔다. 하지만 올해는 이른 추석 대목에 맞춰 출하한 물량이 제대로 소화되지 않으며 사실상 매기가 떨어진 시점에 한꺼번에 쏟아지는 등 가격 약세가 불가피한데다 10월 중순 주력 품종 출하까지 예고되면서 이 대로는 생산원가는 고사하고 작업비 조차 건질 수 없다는 농가 하소연마나 커지고 있다.
 
이들 여파는 고스란히 감귤에까지 미치고 있다. 주요 산지 농협들에서는 예년보다 뜸해진 산집수집상의 움직임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여름 잦은 비로 상품성에 대한 부담이 커진 가운데 경쟁 과일들에 이은 출하난 도미노에서 벗어나기 힘들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주산지 농협 관계자는 "이맘때면 어느 정도 밭떼기 거래가 이뤄져 가격대를 가늠할 수 있는데 올해는 너무 한산하다"며 "과일 물량은 많고 이대로 소비마저 이뤄지지 않으면 농가 적자가 커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고 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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