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은 제주공항과 함께 국제자유도시 제주의 관문이다. 국제 크루즈선을 이용하는 외국인관광객들은 제주항에 내리면서 첫 여행을 시작한다. 이처럼 제주항이 제주국제자유도시의 얼굴이라는 상징성에도 불구하고 전세버스 주차장 등 크루즈선 관광객 수용 여건은 미흡,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다. 관광객들이 국제크루즈선 접안구역서 안내요원 없이 불편을 감수한 채 전세버스에 탑승, 첫 인상부터 일그러지는 탓이다.
 
크루즈관광객들이 불편을 겪는 것은 해양수산부·제주도의 미흡한 준비가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 2011년 제주항 외항건설 2단계 사업으로 크루즈부두를 완공한지 3년이 지났지만 대규모 관광객을 수용할 전세버스 주차시설은 갖추지 않아 극심한 혼잡을 초래하는 것이다. 해수부·도가 전세버스 주차장 공사를 지난 6월에야 뒤늦게 착공한 탓에 관광객들만 덤터기를 쓰는 현실이다. 
 
해수부·도가 오는 11월까지 전세버스 주차장을 완공하겠다고 밝혔지만 관광객에 대한 배려는 여전히 낙제 수준이다. 관광객 불편 해소를 위해 대형크루즈 입항에 한해 전세버스가 접안구역까지 드나들수 있도록 했지만 관리에 손을 놓은 결과 극심한 혼잡이 빚어지고 있다. 지난 19일 코스타 아틀란티호의 입항때만 해도 전세버스 65대가 일시에 접안구역으로 몰려들었지만 안전관리 요원을 충분히 배치하지 않아 관광객들이 사고위험을 감수한 채 탑승하는 아찔한 상황도 노출됐다.
 
해수부·도가 포럼 등의 행사에서 발표한 '아시아 최고의 크루즈항 발돋움'은 말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관광객에게 부정적인 인상을 심어주면 언제든지 다른 지역으로 발길을 돌리고, 성장세의 크루즈산업도 추락한다. 제주항이 아시아 최대 크루즈기항지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관광객들이 첫 방문부터 미소를 띠면서 입·출국할 수 있는 세심한 배려가 중요하다. 크루즈 관광객의 입장에서 편의시설을 미리 갖추는 해수부·도의 각성을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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