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출신 태권도 사범이 2001제주세계태권도대회에 임원·부감독 자격으로 스페인 선수단을 이끌고 와 눈길을 끌고 있다.

북제주군 애월읍 어음리 출신인 김부향씨(46)가 스페인으로 이민을 간 시기는 지난 83년.

당시 인천체대 선배였던 이원일씨(스페인 거주)의 권유에 의해 태권도 불모지였던 카탈리나주(州)에 정착했다.

이민 초기 낯선 이국 땅에서 제대로 적응을 하지 못했던 김씨는 태권도를 통해 이방인들과의 거리를 좁혔다.

84년 한차례 귀국, 결혼을 한 김 사범은 현재 부인 임월생씨(44)와의 사이에 1남2녀를 두고 있으며 3개의 도장을 운영, 400여명의 제자를 가르치고 있다.

김씨가 그동안 키운 제자만도 1만여명. 제자들 중에는 카탈리나주 경찰서장을 비롯해 시청 공무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심지어 주 경찰들에게는 호신술을 가르쳐 현지에선 ‘마스터’로 통한다.

김 사범의 가족 역시 태권도를 자연스럽게 접하다보니 큰딸 유미(17)가 3년전 카탈리나주 어린이 태권도대회에서 1위를 차지했을 뿐 아니라 유라(14)·유한(13)도 3살때부터 태권도를 시작했을 정도로 태권도에 열정적이다.

김씨는 “자식들이 태권도 길을 걷겠다면 말리지 않겠다”며“외적인 힘보다 내적인 힘을 더 중시여기고 태권도는 세계를 하나로 묶어주는 매개체”라고 강조했다.

이번 대회 종합 2위가 목표라고 밝힌 태권도 마스터인 김부향 사범. 그는 제주인의 기상을 스페인에 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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