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금리가 신규 취급액 기준 사상 처음으로 7%대에 들어섰지만 일반인들이 피부로 느끼는 소액 신용대출 금리는 여전히 10%를 웃돌고 있다.

한국은행의 ‘9월중 금융권 가중평균금리 동향’자료에 따르면 가계대출금리가 8월 8.00%에서 7.55%로 급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중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평균 7.25%인 반면 소액대출 금리는 10.41%로 무려 3.16%포인트나 차이가 났다.

특히 은행들이 대출금을 떼일 염려가 적은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경쟁적으로 낮추는 대신 500만원 이하의 소액대출금리 인하에는 인색한데다 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영업하는 등 대출금리 하락 효과는 미미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개인신용대출의 원래 의미는 신용도별로 대출한도와 대출금리를 차등화한다는 것. 하지만 시중 은행의 경우 개인에 대한 신용평가 시스템이 미약하고 신용도별 대출에 대한 경험도 적어 ‘리스크’를 이유로 금리인하를 주저하고 있다.

여기에 상대적으로 소액인 500만원 이하 대출에 대해 고객들의 금리저항이 약하다는 점도 금리인하를 주저하는 이유로 꼽히고 있다.

결국 금리인하의 혜택은 주택을 담보로 제공하는 개인에게만 집중되고 일반 직장인 등 담보 여력이 취약한 개인들은 제외되고 있는 셈. 소액 신용대출에서 우량고객은 불량고객의 금리를 보전해주는 모순이 빚어지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일반인들이 대출금리 하락을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은행 자산 건전화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제주은행의 경우 가계 대출중 신용대출과 담보대출 비율이 각각 43%와 57%로 나타났다. 이는 ‘한시적 주택담보대출’ ‘제주홈대출’ ‘모든 부동산 대출’ 등 신상품이 속속 선보이며 근저당설정비 면제, 담보 부동산 범위 확대·상대적으로 낮은 금리 등의 혜택을 제공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한편 9월중 은행 평균 수신금리는 각각 7.26%와 4.37%로 8월(4.61%)에 비해 0.24%포인트 떨어졌다. 예금금리 가운데 정기예금은 4.93%(8월 대비 -27%포인트) △정기적금 5.54%(-0.25%포인트) △양도성예금증서(CD) 4.68%(-0.27%포인트) △주택부금 6.04%(+0.29%포인트)인 것으로 조사됐다.

예금상품 중에서는 신용금고 정기예금 금리가 연 6.96%로 가장 높았고 그 다음은 신협 정기예탁금(6.07%), 종금사 발행어음(3.49%·7일이내 발행어음 기준) 순으로 나타났다.<고 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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