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하 전남의대 산부인과 교수·제민일보 의료자문위원

임신부와 가족, 그리고 산부인과 의사에게 가장 황당하고 가슴 아픈 경우를 꼽으라면 아기가 뱃속에서 사망하는 일일 것이다. 뱃속에서 활발한 운동을 하던 태아가 갑자기 운동횟수가 적어지며 없어지는 것을 임신부가 느낀다. 자궁내 태아사망이란 일반적으로 임신 20주 이후에 태아가 자궁내에서 사망한 경우를 말하며 분만 0.7% 빈도로 발생한다. 
 
원인으로는 크게 태아, 태반, 산모 등으로 볼 수 있으며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도 많다. 태아 원인은 염색체 이상, 기형, 감염 등이 있으며 태반 원인은 태반 조기박리, 태아-산모간 출혈, 태반감염 등이 있다. 산모 원인은 자가면역질환, 당뇨, 고혈압 등을 꼽을 수 있다. 자궁내 태아 사망이 확인되면 유도 분만으로 임신을 종결시키고 임신부의 혈액, 태아 조직 및 혈액, 태반 검사, 태아 부검 등을 통해 그 원인을 알기위한 검사를 시행한다.
 
만약 이전 임신 때 자궁내 태아사망을 겪었던 산모라면 더욱 걱정이 클 것이다. 재발의 빈도는 3%로 보고된다. 이전의 태아사망의 원인을 알고 그에 대한 적절한 예방 및 치료를 하면 재발이 거의 없다. 
 
예를 들면, 태아사망의 원인이 감염이었다면 적절한 치료를 하고, 염색체 이상이었다면 임신 초기 염색체 검사를 해 이상여부를 확인하고, 당뇨환자 경우는 임신 전에 당조절을 철저하게 함으로써, 자가면역질환을 가진 임신부는 항응고제 치료를 통해 재발을 줄일 수 있다. 임신 32주부터는 태아안녕검사를 수시로 하면서 관찰한다.
 
자궁내 태아사망은 그 원인이 매우 다양하기에 원인을 찾기 위한 노력을 기울인다고 하더라도 그 원인을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한 경우 재발위험성은 더욱이 높지 않으므로 임신을 두려워하지 말고, 면밀한 산전관리를 받는다면 건강한 아기를 출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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