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9년부터 해안절경의 관광자원화와 주민편의를 위해 개설되기 시작한 해안도로가 무분별한 공유수면매립과 그에 따른 조간대 훼손으로 월파 현상과 자투리 땅 증가, 해조류가 해안변을 덮는 등 각종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해안도로 개발실태
해안도로는 2001년 8월 기준 도내에 91.3㎞의 해안도로가 개설돼 있고, 2010년까지 19개 노선에 153㎞가 개설될 예정이다. 북제주군은 현재 7개 노선에 64.5㎞가 개설돼 있다.

해안도로의 개설은 실제로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로 각광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해안 접근성을 높이면서 지역주민들의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해안도로의 개설로 인한 부작용도 만만치 않게 나타나고 있다.

▲ 해안도로의 문제점
잦은 월파 현상이 나타난다는 점이다. 관련학자와 환경전문가에 따르면 월파 현상의 원인을 공유수면매립에 따른 조류변화를 꼽는다. 즉, 무분별하게 공유수면을 매립하면서 해안도로를 개설해 조류변화를 가져왔다는 얘기다.

실제로 구좌읍 월정리 포구와 인근 한모살지역은 조금만 파도가 높아도 월파 현상이 나타나 해안도로를 넘어 피해를 주고 있다. 또한 애월항 방파제 부근도 만조나 파도가 높을 때 바닷물이 인근 식당가를 덮치고 있다.

또한 바다습지로 불리는 조간대도 훼손하고 있다. 조간대는 어패류의 산란장으로 이용될 만큼 다양한 수중생태계를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갯벌처럼 오염정화기능까지 담당한다.

해안도로 개설로 조간대가 사라지면서 소라·전복 등 어패류가 줄어들면서 잠수 등 어민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 또한 조간대 사이로 개설된 도로 때문에 일부 조간대 육지가 되면서 각종 폐기물의 투기장소가 돼 해양오염을 부추기고 있다.

해안도로의 가장 큰 문제점은 개설됐거나 건설되고 있는 도로중 단 1곳도 환경·경관영향평가 등을 받은 적이 없다는 사실이다.

환경영향평가법상 4㎞이상 도로건설을 하려면 영향평가를 받아야 하지만 당국에서는 예산문제를 이유로 구간별로 도로를 건설하기 때문에 각종 영향평가를 받지 않고 건설하고 있다.

▲개선방안
해안도로가 개설된 후 늘어난 것은 양식장과 레스토랑 그리고 호텔뿐이라는 말이 있다. 당국은 도로를 건설만 했지 그에 따른 사전·사후의 충분한 환경성과 주민소득에 대한 고려가 없었다.

당국은 이제 해안도로에 대한 전반적인 환경성 조사와 더불어 체계적인 도로관리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

제주환경운동연합 정상배 조사부장은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채 도로를 건설했기 때문에 도로 개설 역사가 10여년 밖에 안됐는데도 여러 가지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며 “현재 개설되는 도로라도 환경·경관영향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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