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제주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경기운영을 맡고 있는 김갑식 경기진행부장(55)의 별명은 ‘고집불통’. 차분하면서도 태권도 발전을 위해서는 조금도 뜻을 굽히지 않기 때문이다.

전북 전주가 고향인 김씨는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어머니 박족안(84)씨 몰래 태권도를 시작했다.

4년 뒤 김은 어머니에게 “태권도 지도자 길을 걷겠다”고 말했으며 갑작스런 아들의 말에 어머니는 어이없어해 하면서도 ‘함부로 주먹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조건아래 허락, 지금껏 당시 약속을 지키고 있다.

그는 최근 태권도계 파행·내분을 보고 있노라면 답답하다. 순수성이 보장돼야하는 운동에 정치논리가 개입됐다고 보고 있기 때문. 이에 따라 김씨는 올 초 임원개편 때 12년동안 해온 경기운영위원직을 내놓았다.

그러나 12년만에 종주국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 운영을 맡을 사람이 없어 대한태권도협회의 특별 초청으로 경기 운영 전반을 도맡아 하고 있다.

도 태권도협회 조동석 전무이사는 “국내 태권도인들 뿐만 아니라 외국 사범들 사이에서도 그의 대회 운영 노하우만큼은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부장은 이에 대해 “백의종군 하는 마음에서 대한태권도협회의 요청을 받아들였고 앞으로도 국내 태권도 발전을 위해서라면 작은 힘이나마 보태겠다”고 말했다.

그의 가족은 태권도 가족이다. 첫째 아들 병광씨(30·회사원)는 태권도 공인3단이고, 둘째 공인4단인 병훈씨(28)는 99년 예멘으로 건너가 태권도 코치를 맡고 있으며 이 대회에 선수 3명과 함께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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