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족 고유의 무술인.

태권도가 2001 제주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를 통해 다시 한번 도약을 꿈꾸고 있다.

고대국가의 형성시기에 택견, 또는 수박으로 불리우던 태권도는 여러 개의 부족국가가 통합된 삼국시대부터 무예 수련의 기초를 다지는 데 널리 행해졌다. 고구려의 ‘선배’, 신라의 ‘화랑’이라는 청소년 집단교육제도를 통해 심신을 단련하는 무예로 자리를 잡게 된 태권도는 현재까지 이어져오면서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되는 등 세계인의 스포츠로 발돋움하고 있다.

73년 제1회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가 서울에서 열리면서 세계태권도연맹(WTF)이 창설됐고, 88년 서울 올림픽과 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 시범종목으로 참여한 데 이어 지난해 시드니올림픽에서 드디어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이번 제주 대회에도 90개국 1069명의 선수·임원이 참가, 사상 최대규모로 치러지면서 국제 스포츠계에서의 태권도의 위상을 확인시켜주는 계기가 되고 있다.

반면 태권도 종주국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외국 선수들의 거센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남녀 각 4개 체급씩 8개의 금메달 주인공이 가려진 4일 현재까지 여자부는 금메달 4개를 휩쓸며 종합우승을 확정지었으나 남자는 강남원(한국가스공사)이 유일하게 밴텀급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99년 캐나다 에드먼턴에서 열린 14회 대회에서 금 6·은 1개를 수확했던 데 못 미치는 것은 물론, 역대 대회 중 가장 처지는 성적이 나올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그러나 한국 태권도의 가장 큰 당면과제는 먼저 국민 스포츠로서 사랑을 받는 일이다. 대회가 벌어지고 있는 한라체육관에도 선수들과 대회 관계자들을 제외하고는 일반 관중이 거의 없는 게 한국 태권도의 현주소다.

올림픽 등 국제대회에서 메달을 몇 개 더 따내는 것보다 중요한 일이 따로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지도자들 뿐만 아니라 협회·연맹 관계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지속적인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