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웅 스님 자비정사·논설위원

전여옥 전 한나라당 의원인 자신이 쓴 책에서 최고 지도자의 덕목을 언급한다. 
 
그녀는 시오노 나나미가 '로마인 이야기에서 최고 지도자로 줄리어스 카이사르를 꼽으면서 지도자의 다섯 가지 자격과, 나카소네 야스히로 일본 전 총리가 9가지 덕목을 꼽았다고 소개하면서 이 가운데 4가지가 매우 중요하다고 언급한다. 
 
첫 번째는 지적 능력을 꼽았다. 지도자는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설득 능력을 꼽고 있다. 
 
"정치는 말과 글로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인간의 인식 세계는 그가 구사하는 언어의 영역을 넘지 못한다" 면서 "박근혜는 늘 짧게 답한다. 단언은 간단명료하지만 그 이상이 없다"고 질타한다. 
 
세 번째는 순발력을 꼽았다. "일초를 다투는 위급한 순간에 수많은 정보를 조합하고 분석해서 최선의 결정을 해야 할 것이다"라고 언급한다. 
 
네 번째는 따스한 인간미를 꼽고 있다. 전 전 의원은 "인간에 대한 낙천적인 생각을 하고 가족에 대한 애정과 무슨 일이 있어도 함께 있어 줄 친구들에게 둘러싸여 있어야 한다. 정치는 속되게 표현하면 사람장사이다.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도 많이 만들어야 하지만 자신도 사람을 좋아해야 한다. 그런데 박근혜는 너무 어둡다. 사람에 대한 따스함이 없다"고 질타한다. 
 
전 전 의원이 언급한 지도자로서의 네 가지 덕목에 지금의 박근헤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벌어진 일들을 보면 다시금 '전여옥 어록'이 생각나게 하는 시절이다.
 
북송시대의 불과원오극근선사가 풍주 협산의 영천원에서 설두중현의 송고 100칙을 편찬한 '벽암록' 제48본칙에 "천일이나 궁중에 출사했어도 하루아침의 실책으로 갑자기 평민이 된다(仕官千日, 失在一朝)"는 말이 있다. 이 말에는 두 가지의 뜻이 함의되어 있다.
 
 하나는  평소에 아무리 청렴결백하게 공무를 수행하면서 궁중을 출입했을지라도 단 한 번의 실책으로 인해 그 이전에 쌓아온 모든 공덕이 수포로 돌아가고, 단번에 패가망신하는 것을 의미한다. 
 
요즘 시대에 귀담아 들어둬야 할 말인 것 같다. 지금의 정치권에서 여·야가 상대방의 결점을 들추어내고 자기 밥그릇만 챙기는데 혈안이 되어 있다. 자기의 장점을 남에게 알리는 것은 문제가 될 것이 없겠지만 상대방의 흠을 들추어내는 것은 결코 미덕으로만 볼 수 없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정치인 자신들이 남에게 흠 잡힐 짓을 평상시에 하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이 없다고 말하면서 자기의 비리를 합리화하려고 하거나 자기의 잘못을 가리고, 모든 허물을 남의 탓으로 돌리려고 하는 사람은 공직자로서의 자격이 없을 분만 아니라 절대 자기발전은 없는 것이다. 
 
또 하나는 평소에 항상 한 순간 한 순간 자기 자신을 반조(返照)하면서 잠시라도 방심해서는 안 된다는 뜻을 강하게 시사하고 있는 말이다. 
 
현대인들은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사소한 것이나 하나를 소홀히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 것 같다. 
 
하나를 무시함으로 인하여 놓치는 경우도 있고, 사소한 일을 등한시함으로 인하여 대형 사고를 유발시키는 경우도 허다하다. 
 
하나 없는 열이 있을 수 없고, 작은 것 없는 큰 것이란 있을 수 없기 때문에 작고 사소한 것을 소홀히 하지 않는 마음가짐이 꼭 필요하다. 
 
그래야 큰 것을 얻을 수 있고, 큰일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스스럼없이 공약들을 파기하고 서민 경제를 파국으로 내 몰고 있는 현 정부는 작은 국민들이 진정으로 보이지 않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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