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대비 150원 하락 환차손 우려에 입찰 무산
자조금 조례 고개…계획 출하 등 상생 모색해야

▲ 7일 제주시수협 4층 회의실에서 제주시·한림·모슬포·서귀포·성산포수협이 소라 수출업체 선정을 위한 공개경쟁입찰을 실시했다. 김봉철 기자
엔저 장기화와 일본내 소비세 인상 등 악재로 제주 소라 수출 전선에 다시 먹구름이 꼈다.
 
7일 제주시수협에서 진행된 소라 수출업체 선정을 위한 공개경쟁입찰에는 단 2개 업체만 참여, 입찰자 부족으로 끝내 무산됐다.
 
이날 입찰에는 추자도를 제외한 도내 5개 수협이 모두 참여하는 등 큰 관심을 모았다. 지난해부터 엔저로 인한 수출 차질이 빚어진데다 회복세를 보이던 환율이 다시 곤두박질치며 소라 처리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지난 2월 1060원대까지 회복했던 원·엔 환률은 최근 950원대까지 급락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 ㎏당 4500원 안팎이던 소라가격이 올해는 추가로 500원 가까이 추가로 떨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특히 10월은 일본 내수용 소라도 출하되는 시기로 가격 약세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환차손을 우려한 수출업체들이 입찰을 꺼리면서 소라 가격 책정도 지연, 잠수 어업인들의 작업 역시 멈춘 상태다.
 
각 수협들은 계속해 업체들과 가격을 조율한다는 계획이지만 가격을 지지할 방안이 없어 난항이 불가피한 상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어업인들을 중심으로 자조금 설치 조례 제정 등 소득보전을 위한 제도적 보완을 요구하고 있다.
 
잠수어업인 생산품은 해양수산부가 지정하는 자조금 품목에 해당되지 않아 어업인들이 자체적으로 자조금을 조성해야 하는 한계가 있는데 반해 어류양식업 등은 지자체와 생산자단체가 자조금을 절반씩 부담하는 등 차이가 있다.
 
행정을 중심으로 계획출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일본내 소라 생산 시기를 피해하고 사전 협의한 총허용어획량(TAC)을 준수한다면 가격 약세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제주도내 100개 어촌계의 2014년 소라 TAC 배정량은 상반기에 800t, 하반기(9~12월)에 615t 등 총 1415t이지만 상반기 벌써 배정량의 3.4%를 초과했다. 지난해도 전체 TAC 배정량 1400t 보다 많은 2100t 상당이 잡히며 가격 약세가 심화되는 결과를 낳았다.
 
문태언 제주시수협 조합장은 "소라 수출가격이 '㎏당 4200원'이하로 떨어지면 사실상 작업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조합 차원에서 공동어장 소득보전기금을 공식화 하는 등 자구노력을 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김봉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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