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 제민일보 칭찬 아카데미'가 10일 제주학생문화원에서 제주동여자중학교(교장 고희권) 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열렸다. 강승남 기자
10일 제주동여자중 학생 대상 사회적 자본 강연
제주장애인인권포럼 고현수 상임대표 인권 강조
인권존중 대화로 서로 협의하고 합의점 찾는 것
장애인차별은 상대방 실체를 인정하지 않아 발생
 
'2014 제민일보 칭찬 아카데미'가 10일 제주학생문화원에서 제주동여자중학교(교장 고희권) 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열렸다. 칭찬 아카데미는 민주시민의식 함양을 통한 사회적 자본 강화를 위해 장애인 인권보호 등 인권의 중요성 등을 주요 내용으로 진행됐다.
 
△변하고 있지만 아직은
 
10일 열린 칭찬 아카데미에서 강사로 나선 고현수 제주장애인인권포럼 상임대표는 인권존중은 대화와 소통을 통해 협의하고 접점을 찾는 것에서 출발한다고 진단했다.
 
고 대표는 "1980년대까지만 해도 장애인이 된 이유와 살아갈 책임을 장애인 당사자와 가족에게 전가했다"며 "하지만 현재는 국가와 사회가 책임지고 보호하며 사회참여를 통해 사회통합 해야 한다는 인식으로 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고 대표는 "경제가 발전하고 민주화가 이뤄지면서 인권의식이 성장한 것이 이 같은 현상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고현수 대표는 "인권은 인종, 피부, 민족, 성, 언어, 종교, 출신과 출생, 지위, 그리고 장애 등에 대해 구별하거나 차별하지 않고 사람으로서 권리를 존중하는 것"이라며 "다시 말해 인권은 하늘이 준 모든 인간이 누려야 하는 권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권리는 충돌할 때도 있다"며 "예를 들어 시각장애인 입장에서는 인도와 차도를 구분하는 턱이 있으면 지팡이를 사용해 인도와 차도를 구분해 멈출 수 있지만, 휠체어를 탄 장애인은 턱이 없는 것이 편하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로 한국에서 장애인들 사이에 이런 문제가 발생해 인도와 차도를 구분하는 턱 높이를 3㎝로 결정했다"며 "3㎝는 시각장애인 입장에서는 턱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높이고, 휠체어를 탄 장애인 입장에서는 쉽게 이동할 수 있는 높이"라고 설명했다.
 
고 대표는 "이것을 '아름다운 3㎝의 양보'라고 한다"며 "인권존중은 권리가 충돌할 때 서로의 입장에서 협의하고 접점을 찾는 것"이라며 "그러기 위해서는 대화와 소통이 필수"라고 피력했다.
 
△10명중 1명 가량은 장애인
 
고현수 대표는 "2013년 말 기준 한국의 장애인구는 약 250만명으로 전체인구 5100만명의 4.8%를 차지한다"며 "제주도의 장애인구는 32000여명으로 도내 전체인구 5.4%"라고 설명했다.
 
이어 "유엔은 한 국가의 10% 가량이 장애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며 "한국은 5% 가량이 장애인 인구인데 유엔은 이보다 한국의 장애인 인구를 2배 가량 더 많은 것으로 추정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나라마다 장애인을 규정하는 개념이 다른 이유도 있다"며 "하지만 우린 유엔이 보는 것처럼 장애인이 많다고 느끼지 못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고 대표는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것 가운데 대부분의 장애는 선천적이란 것"이라며 "하지만 태어난 이후 질병, 교통사고, 산업재해 등으로 인해 장애가 생기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우리 주변에 장애인이 생각보다 많지 않게 보이는 것은 장애인의 90%가량이 후천적으로 장애인이 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사랑하고 동행하는 사회
 
고 대표는 인권에 대한 존중을 상대방 입장에서 바라보려는 '역지사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고현수 대표는 "인권을 차별하고 유린한다는 것은 상대의 실체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이로 인해 배제(배척), 분리, 제한하거나 말살하려는 행위로 전쟁과 학살 같은 반인륜적 범죄가 발생하기도 한다"며 인권유린의 실태를 전했다.
 
이어 "히틀러가 아우슈비츠수용소에서 유태인을 대량학살 했던 것이나, 중국의 남성들이 여성이 도망가지 못하게 하려는 의미에서 발을 크지 못하게 한 경우도 있었다"며 "흑인의 뇌가 백인보다 작기에 백인의 우월하다는 이론이 나오기도 했었지만 결국 황인종의 뇌가 더 크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입증되면서 이 웃지 못 할 이론은 파기됐다"고 덧붙였다.
 
고 대표는 "장애인 인권에 대한 인식이 변하고, 발전하기는 했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 장애인에 대한 차별과 인권침해는 적지 않게 일어나고 있다"며 "시각장애인 안내견을 식당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것, 장애인주차장에 비장애인이 주차하는 것, 계단만 설치해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이 건물에 들어가지 못하는 것 등이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보지만 장애인 차별과 장애인 인권침해라고 여기지 못하는 사례"라고 분석했다.
 
이어 "최근 초등학교 운동회에서 달리기 하던 친구들이 매번 꼴등하는 장애인 친구와 손잡고 결승선을 통과한 사실이 알려졌다"며 "사람을 사랑하고 동행하는 사회가 인권이 살아 있는 사회"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고 대표는 "하지만 우리 주변에는 장애인을 보호하고, 장애인의 인권을 존중하는 사례도 많다"며 "장애인 인권에 대한 존중은 상대의 입장에서 서보려는 '역지사지'에서 출발한다"고 강조했다. 윤주형 기자
 
김광수 제주도의회 교육의원
 
"공동체의 행복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사람됨'에 대한 교육이 강화돼야 한다"
 
김광수 제주특별자치도의회 교육의원은 "인간은 본질적으로 자기 밖의 타인이나 사물과 관계돼 있다"며 "인간이라는 말 자체가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례를 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어느 초등학교의 가을운동회에서 지체장애를 가진 친구를 위해 5명이 모두 손을 잡고 동시에 결승선을 통과하는 모습이 알려지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며 "이는 물질만을 최고의 가치로 추구하는 어른들의 세계에 따끔한 교훈을 주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육의원은 "결국 인간은 나 혼자만의 행복이 아닌 가정과 학교, 지역사회 등 공동체의 행복을 추구하면서 살아가야 한다"며 "학교는 물론 사회적으로 학생들을 대상으로 '사람됨', 즉 인권존중에 대한 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최근 학교폭력이 일상화되면서 두터운 우정과 존경이 기본바탕인 친구와 사제간의 관계가 무너지고 있다"며 "제민일보가 추진하고 있는 'WeLove 프로젝트' 칭찬캠페인은 칭찬과 배려, 인권 증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피력했다.
 
이어 "경쟁이 심화되고 서열화되고 있는 교육환경에서 상대방을 칭찬캠페인은 가장 순수한 시기인 학창시절에 친구를 배려하고 나눌 줄 아는 심성을 찾아내고 키워낼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라며 "우리의 미래인 청소년들이 모두가 손을 잡고 결승선을 통과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강승남 기자

 

고희권 제주동여자중학교 교장
 
"청소년 대상 인권교육이 활성화돼야 공정하고 성숙한 사회로 발전할 수 있다"
 
고희권 제주동여자중학교 교장은 "모든 인간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 즉 천부인권을 갖고 있다"며 "하지만 곳곳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기본적인 권리를 침해받으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학교현장에서까지 학교폭력과 따돌리기, 욕설 등 서로에게 마음의 상처를 안기는 인권침해 사례가 넘치고 있다"며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인권에 대해 소중히 생각하고 지켜나갈 때 우리 사회가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 교장은 "최근 청소년들이 다양한 사회변화 속에서 자신의 정체감을 확립하지 못하고 타인을 배려하고 이해하는 소통기반이 미흡하다"며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생·학부모·교직원을 대상으로 연중 어울림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1·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또래관계 개선을 위한 집단상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며 "매월 두차례 명상의 시간을 통해 탈선 예방교육과 성희롱·성폭력 예방교육 등 인권교육도 실시하고 있다"고 피력했다.
 
교 교장은 인권교육과 함께 실천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청소년들이 인권교육을 통해 지식을 습득하는데 그치지 않고 다른 사람의 인권도 지키려는 노력을 행동으로 실천해야 한다"며 "물질만능주의를 해소하기 위해 인간을 존엄성을 강조하는 인문주의 교육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강승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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