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옥 제주테크노파크 코스메틱클러스터사업단장·논설위원

전 세계 사탕무 재배국가는 독일, 미국,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 50여개국에서 3억t 내외다. 
 
주요 관련 제품으로는 설탕을 중심으로 주류(포드카), 식품, 화장품, 기호식품, 감미료, 시럽, 비정제당, 흑당, 가축사료 등이 생산되고 있으며, 부산물을 이용한 퇴비, 친환경 농업 소재로도 활용되고 있다. 
 
지난해 제주월동무 재배면적은 약 4800㏊ 내외로 감귤재배 면적 다음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생산량 역시 32만t에 달하고 있다. 이 생산량은 전국민이 1인당 7.5㎏의 월동무를 소비해야 될 만큼 많은 양이다. 작년 월동무생산량은 최고인데 비해 가격은 평년가의 절반인 4000~5000원에 형성돼 월동무 생산단지인 성산지역을 비롯해 제주농촌경제를 더 어렵게 하고 있다.
 
지난 10여년동안 제주월동무 재배는 제주의 감귤 다음으로 관련시설의 규모화, 고품질 채소, 영농조합 신설 등으로 이어졌다. 성산읍만 살펴봐도 51개 세척시설에 연간 20만t 이상 세척시설과 포장능력을 갖췄다.
 
그러나 관련 소비시장은 위축되고 있으며 향후 전망도 그리 밝지는 않다. 그리고 월동무 3대 소비시장 (치킨무, 김치무, 찜무)도 감소하고 있으며, 향후 소비시장을 주도할 10~30대 소비층도 서구식 식단으로 전환하고 있다. 
 
지금 어느때 보다 제주농업의 변화와 혁신이 요구하고 있으며 관련 정책과 경쟁력 확보 방안 마련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 
 
제주월동무 산업 활성화를 위한 대안을 가까운 일본의 사례로 보면 채소가 아니라 가공산업으로 접근할 때 제주월동무 산업의 근본적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일본 홋카이도 사탕무 재배 면적은 5.9만㏊로 제주월동무 재배면적의 12배 이상 많이 재배되고 있다. 생산량 역시 375.8만t으로 제주 월동무 생산량의 12배 이상 생산되고 있다. 재배방법은 1년1모작 또는 2년1모작으로 생산되면 설탕가공 공장으로 일체 공급되고 있다.  
 
농가참여 방법은 직불제를 통해 생산자단체가 생산지표를 설정해 계획생산을 실시해 지역의 중소기업(가공업체)에 안정적 원료를 공급, 지역농촌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주요 작물로 자리 잡고 있다. 
 
제주는 홋카이도와는 지리적으로 다르고 기후도 다소 온화하지만, 일부 사탕무 재배농가들은 재배 또는 생산 여건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한다. 그리고 사탕무를 성공적으로 재배해 가공상품 개발도 시도하고 있다. 
 
따라서 홋카이도처럼 대규모로 사탕무 산업을 육성하기는 다소 시간이 필요하나 현재 월동무(백무) 시장의 안정적 정착과 농가 소득의 안정을 위해서는 백무 재배면적을 줄이고 사탕무 품종을 확대보급하는 것이 월동채소로서의 기능과 가공산업 활성화를 통한 제주 바이오산업 고도화로 가는 하나의 길이라고 생각한다. 
 
사탕무 재배시 장점을 살펴보면 우선 백무와는 달리 비상품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채소로 파는 것이 아닌 100% 가공(착즙)이기 때문에 가공원료로서 장점과 저장의 용이성도 있다. 또 소비시장을 찾아가는 생무와는 달리 물류비용이 발생하지 않으며, 제주의 식품산업에서 기호성을 높이기 위한 감미료 문제를 해결해 친환경 바이오 제품으로 구현할 수 있다는 점 등이 있다.
 
그리고 사탕무 대량생산시 현재 5~6개월 밖에 활용되지 않고 있는 제주도개발공사 감귤가공공장을 활용할 경우 가공비용과 시설 활용에 있어서도 제주사탕무 산업 활성화와 제주특별자치의 경쟁력이 함께 높아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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