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경철 한의사·제민일보 한의한자문위원

얼마전 인천 아시안게임 선수촌 한의진료소 진료를 다녀왔다. 개막하고 며칠 정도는 경기를 하지 않은 선수들에게는 침 치료를 하지 말라는 조직위 때문에, 침을 제외한 물리치료기구와 테이핑과 근육마사지, 추나 등의 방법으로 치료를 한 적이 있었다. 한의사에게서 침을 놓지 못하게 하는 것이 말이 안 되는 것이지만 도핑과 관련된 조직위의 기우 때문에 며칠은 그렇게 했는데, 그러한 상황에서도 침을 대신한 이러저러한 치료방법을 통해 고민하면서 진료를 했고, 또 만족할 만한 효과도 내면서 지속적으로 환자들이 몰려 왔었다. 
 
물론 며칠 후에는 침 치료의 도핑으로부터의 안정성을 아시아올림픽위원회에서 보증해주면서 침을 위주로 치료하면서 다른 방법의 사용이 줄어들었지만, 그 짧은 며칠 동안 침 없이 치료하는 고민 속에서 '과연 한의학적인 치료는 무엇인가' 라는 생각을 했었다. 
 
결국 무엇을 가지고 치료를 하느냐 보다는 어떤 관점에서 진단을 하고 치료를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결론을 얻었다. 
 
같은 무릎이 아프더라도, 전체적인 관점과 움직임이 역학을 따져본다면, 역도선수들의 아픈 패턴과 태권도 선수가 그리고 핸드볼 선수가 아픈 패턴은 다르다. 이러한 다름을 구별하고 판정하고, 그 다름에 따른 치료의 방법이나 치료의 포인트를 설정할 수 있는, 전체를 중심으로 밸런스를 고려하는 학문이 한의학인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밸런스를 강조하는 음양(陰陽)이나 계통적인 연결과 흐름을 이야기 하는 경락(經絡) 경근(經筋) 경혈(經穴)의 개념을 바탕으로 진단하고 치료하게 된다. 이런 관점에서 접근한다면 침, 부항, 뜸과 같은 전통적인 방법과 테이핑이나 추나, 약침, 레이저침 등은 물론이고, 앞으로 나타날 새로운 다양한 방법의 치료도 모두 한의학적인 치료가 될 것이라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