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신경과 의사·제민일보 의료자문위원

   
 
     
 
10월29일은 세계 뇌졸중의 날이다. 뇌졸중은 비(非)선진국 국가에서 장애의 두번째 원인이다. 첫번째는 치매이며, 치매와 뇌졸중은 후천적 장애를 일으키는 원인의 1/3을 차지한다. 세계뇌졸중기구는 올해 이날을 맞아 '여성과 뇌졸중'에 관한 캠페인을 벌일 예정이다. 굳이 여성에서의 뇌졸중을 강조한 것은 여성이 남성보다 더 취약하기 때문이다.

왜 여성에서의 뇌졸중이 더 중요할까. 여러 뇌졸중 위험인자 중 당뇨병, 심방세동, 우울증, 고혈압, 전조증상을 동반한 편두통 같은 일부 인자는 여성에서 더 자주 발생한다. 또한 임신, 임신중독증, 임신성 당뇨병, 경구용 피임약 사용(특히 고혈압 여성의 경우), 폐경 이후 호르몬 대체제, 호르몬 변화 같은 위험인자는 여성에게만 해당된다. 뿐만 아니라 뇌졸중의 여러 종류 중 대뇌정맥혈전증과 지주막하출혈 같은 일부 뇌졸중 아형은 여성에게 더 흔히 발생한다. 이러한 이유로 남성은 6명 중 1명이 뇌졸중에 걸리는데, 여성에서는 5명 중 1명꼴로 발병한다.

뇌졸중의 예후도 여성에서 좋지 않다. 우선 여성의 뇌졸중 사망률이 남성보다 더 높다. 뇌졸중으로 사망하는 10명 중 6명은 여성인데, 이는 노년층 여성의 뇌졸중 발병률이 남성보다 더 높기 때문이다. 또한 남성에 비해 여성이 더 높은 비율로 인지기능 저하, 우울증 등의 심각한 뇌졸중 후유증을 경험한다. 여성은 뇌졸중 발병 전에 남편과 사별하여 혼자 사는 경우가 많으며 남성에 비해 뇌졸중 발생 후에 시설에 들어가는 경우가 더 잦고, 뇌졸중 후유 장애의 회복이 더디다. 더구나 집안에 환자가 생겼을 때 간병의 부담도 주로 여성에게 주어진다. 뇌졸중을 앓은 배우자를 돌보는 여성들이 간병 후에 정신건강 저하를 나타냈다는 연구결과에서도 알 수 있듯이, 간병의 부담은 여성과 뇌졸중에 있어 중요한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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