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희 편집위원

   
 
     
 
제95회 제주 전국체전 개막이 일주일도 남지 않았다. '뭉친 힘! 펼친 꿈! 탐라에서 미래로'를 슬로건으로 내건 제주 체전은 오는 28일부터 11월3일까지 7일간 펼쳐진다. 이번 대회에는 제주를 포함해 전국 17개 시·도와 해외동포, 이북5도 선수단과 임원 등 3만5000여명이 참가해 제주종합경기장 주경기장과 74개 경기장에서 47개 종목의 경기를 치르게 된다.

스포츠를 통해 정정당당한 경쟁과 국민화합을 도모하는 한마당잔치인 전국체전의 역사는 일제 강점기인 1920년 7월 조선체육회가 창설되면서 그해 치러진 제1회 조선야구대회를 기원으로 한다. 그후 1925년 지금은 사라진 서울 동대문운동장이 건립되면서 조선신궁(朝鮮神宮) 경기대회가 개최돼 종합경기로 시작됐다.

하지만 이 대회는 일본인의 신전인 '조선신궁'을 받드는 체육행사였기 때문에 사실상 우리 민족의 종합체육대회 효시는 1934년 조선체육회 창립 15주년을 기념한 전조선종합경기대회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해방과 함께 한국 스포츠의 새 장을 열게 된 전국체전은 1947년 제28회 대회부터 전국체육대회라는 명칭을 사용하게 된다.

지금이야 우리나라에서도 굵직한 대형 스포츠행사가 잇따라 열리고 세계 수준의 경기를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보니 그 인기가 시들해졌지만 1970년대까지만 해도 전국체전에 대한 열기는 대단했다. 대통령이 개회식에 반드시 참석했으며, 신문과 라디오, 텔레비전에서는 전국체전 상황을 낱낱이 중계했다.

또 어느 시·도에서 금메달을 몇개 땄는지가 국민들에게는 대단한 관심사였다. 그리고 지난 94회 대회 동안 숱한 스포츠 스타들을 발굴해 내면서 한국 스포츠가 세계 스포츠의 중심으로 자리잡는데 큰 기여를 했다.

제주는 지난 1998년 제79회 대회를 처음 개최하면서 전국체전과 인연을 맺었는데, 당시 '바다 건너'에서 열리는 첫 대회로 전국적인 관심을 모았다. 그리고 4년 뒤인 2002년 제83회 대회에 이어 올해 체전은 제주에서 열리는 3번째 대회가 된다.

전국체전은 단순한 스포츠대회가 아니다. 전국 각지는 물론 해외에 세계자연유산 등 유네스코 3관왕에 오른 제주의 진면목을 다시 한번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 
뿐인가. 경제효과 역시 만만치 않다. 제주도는 이번 대회 개최로 생산유발 1630억원, 부가가치 유발 765억원, 고용유발 2200여명 등 경제적 파급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주도는 이번 체전을 성공적으로 치르고 제주의 미래가치를 높이기 위해 스포츠와 문화·환경이 조화된 융·복합체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경제·문화·환경·화합체전 운영 △경기장 확충·대회 운영의 완벽한 준비 △도민역량 결집으로 감동체전 실현 등 저예산·무결점·감동체전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도민과 대회를 찾은 선수단·임원·가족 등을 위해 다양한 공연과 행사 등 볼거리도 마련하는 등 대회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번 제주 체전의 성공을 위해 필요한 것은 도민들의 관심과 참여라 할 수 있다. 그런데 대회가 바로 6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열기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것 같다.

심지어 대회 개막일이 언제인지조차 모르는 도민들도 허다하다. 대회가 시작되고서도 같은 상황이어서는 곤란하다. 도민 모두가 함께하는 축제가 돼야 한다.

기껏 손님들을 불러놓고 주인은 나몰라라 '그들만의 잔치'가 되게 한다면 도리가 아니다. 경기에 참가한 선수들에게 많은 관람객과 응원은 큰 힘이 된다. 마침 읍면별로 1종목 이상 경기장이 배정된다니 바쁜 일상이지만 잠시 시간을 내 찾아보는 것도 좋겠다.

도민 한사람 한사람이 자발적인 참여와 관심으로 찾아온 손님들을 환대한다면 이번 체전을 통해 '다시 찾고싶은 제주'를 확실히 각인시킬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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