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요우커 잡아라" 세계 면세점 시장 총성없는 전쟁(상)

▲ 중국 국경과 가까운 대만의 작은 섬 금문도에 들어선 '에버리치' 면세점이 중국인 쇼핑객들의 발길로 북저이고 있다. 김봉철 기자
대만, 중국인 유치위해 금문도 전체 면세화 추진
중국, 하이난에 쇼핑타운…일본 면세점 2배 확대
 
아시아에 총성 없는 '면세점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 폭증하는 중국인 쇼핑객 유치를 위해 각국 정부와 민간이 협력해 '면세특구' 수준의 대규모 쇼핑단지 설립에 나서면서 이제는 '누가 먼저 면세점을 지어 관광객을 확보하느냐'의 싸움이 됐다. 제주 역시 변화를 요구받고 있는 시점에서 지난 17~19일 현지 취재를 바탕으로 2회에 걸쳐 쇼핑 인프라·제도 등 현안을 살핀다.
 
중국인 쇼핑관광객의 위력은 대만의 작은 섬 '금문도'(진먼다오)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중국과의 거리가 10㎞에 불과해 한때 수십만발의 포탄이 오갔던 이곳이 지금은 정책적으로 중국인관광객 유치를 위한 '쇼핑타운화'하고 있다.
 
금문도의 면세사업은 지난 4월 '에버리치' 면세점이 동남아 최대 규모로 들어서면서 시작됐다.
 
'에버리치'는 주요 고객인 중국인 유치를 위해 면세점 옆에 12층 시티호텔을 지어 시너지효과를 노리고 있고, 올해 말에는 '듀프리' 면세점도 오픈할 예정이다.
 
면세점 유치를 위한 금문현(縣)정부 차원의 지원도 파격적이다. 면세사업자에게 50년간 토지를 할인된 임대료에 빌려주고, 대출 특전과 영업에 따른 인센티브까지 지원하고 있다.
 
이는 면세점 유치로 인한 관광수입 증가 때문으로, 실제 금문도의 면세점이 홍콩보다 저렴하다는 입소문을 타면서 올해 20억 대만달러(7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중국인 방문객수도 30만명 수준에서 올해는 지난달에 이미 40만명을 넘기는 등 효과를 거두고 있다.
 
여기에 금문도 현정부는 절반 정도 조성이 완료된 면세거리를 포함해 공항·항만 등 아예 섬 전체를 '면세점화'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대만 정부 역시 지난 4월16일부터 하루 자유여행객 허가를 확대하고 중국과 금문도를 잇는 대교를 건설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금문현정부의 장쉬신(Chang Sui Hsin) 관광국 부국장은 "면세점이 들어서면서 관광매출 신장은 물론 2000명 이상의 고용효과도 거두는 등 좋은 영향을 주고 있다"며 "모든 것을 면세점화하는 것이 이상적인 목표로, 투자자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밀어주겠다"고 청사진을 밝혔다.
 
중국도 외국으로 빠지는 면세 소비를 자국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행보를 시작했다. 
하이난 육성계획을 발표하는 동시에 국경을 넘지 않아도 면세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법 개정까지 실시한 후, 3년만인 지난 4월 하이난 2곳 면세점에서만 1조379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중국 당국은 올해 상하이시 2곳을 포함해 베이징·허베이성 등 중국 전역으로 면세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여기에 가까운 일본도 2020년까지 1000만명 수준인 외국인관광객을 두배로 늘리기 위해 현재 5777개인 면세점을 1만개로 확대할 계획을 밝히는 등 내수시장 파급효과를 노린 각국 정부의 면세점 정책은 확대일로를 걷고 있다. 김봉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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