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민일보 2014 청소년 칭찬 아카데미 ⑥

▲ 제민일보가 지난 20일 청소년들의 민주시민의식 함양을 통한 사회적 자본 강화를 위해 서진희 푸른뜰 실천교육 대표를 초청, 효돈중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칭찬 아카데미를 개최했다. 강승남 기자

20일 효돈중학교 2학년 대상 사회적 자본 강연
서진희 푸른뜰 실천교육 대표 인권과 4·3 강조
자신이 저지른 잘못 깨닫고 고치려고 노력해야
'옳고 그름' 판단하지 않는 행동 인간답지 못해

'2014 제민일보 칭찬 아카데미'가 지난 20일 효돈중학교(교장 윤석찬)에서 2학년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열렸다. 칭찬 아카데미는 민주시민의식 함양을 통한 사회적 자본 강화를 위해 인권의 중요성과 제주 4·3 등을 주요 내용으로 진행됐다.

어제와 다른 생각

지난 20일 오후 효돈중학교에서 열린 칭찬 아카데미에 강사로 나선 서진희 푸른뜰 실천교육 대표는 "어제와 다른 생각을 하는 것이 인권을 보호하는 첫걸음"이라고 밝혔다.

서진희 대표는 "김유신 장군이 어제와 다른 삶을 살겠다고 다짐했지만 습관대로 말이 술집으로 가자 말목을 베었다"며 "자신이 원하지 않는 습관을 바꾸고 어제와 다른 삶을 위해 김유신 장군은 아끼던 말의 목을 벤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 대표는 "비록 다른 아이들을 괴롭혔었다고 해도 어제와 다른 생각을 하는 것이 인권을 보호하는 첫걸음"이라며 "과거의 잘못을 알고 고쳐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이거 장난하는 거야 하면서 친구를 때리는 것은 폭력"이라며 "맞는 친구가 아프다고 느끼면 상대방 입장에서는 장난이 아닌 때리는 것이 된다"고 덧붙였다.

또 서진희 대표는 무심코 내뱉는 말속에도 인종차별 등 인권을 침해하는 요소가 많아 의식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극동아시아는 극도로 동쪽에 있다는 말로, 유럽의 의식이고, 신대륙은 빼앗은 자들의 시각으로 본 것"이라며 "블랙해커는 나쁘고 화이트해커는 국가를 위한 해커, 흰 거짓말은 선의의 거짓말, 백기사는 영웅 등 흰색은 '좋은 것' 검은색은 '그렇지 못한 것'이란 인식은 유색인종을 차별하는 것을 바탕으로 한다"고 전했다.

평범했던 '아이히만'

서진희 대표는 평범한 사람도 도덕적 판단을 하지 못하면 악행을 저지를 수 있기 때문에 인권을 지키기 위해서는 도덕적 판단을 올바로 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서진희 대표는 "인간과 동물의 차이는 도덕적 가치판단"이라며 "평범한 사람도 도덕적 판단을 하지 않는다면 악한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 대표는 "유대인 수백만명을 학살한 '아이히만'이란 사람은 재판장에서 '내 친구들 중에도 유대인을 미워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나는 단지 명령받은 일을 성실히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며 "이 재판을 지켜본 '한나 아렌트'란 사람은 아이히만이 두 아이 아빠로 너무 평범한 사실에 놀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생각하지 않고, 부당한 명령을 거부하지 않는다면 평범한 사람도 수백만명을 학살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보고서'"라며 "학교처럼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 다른 사람을 괴롭히는 사람도 평범한 사람이지만 이들은 '옳고 그름'을 판단하지 않고 행동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서진희 대표는 "생각을 하지 않으면 나쁜 일을 할 수 있는 존재가 인간"이라고 덧붙였다.

인간의 특징 '반성과 성찰'

서진희 대표는 인간의 특징은 반성과 성찰을 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 대표는 "최근 서북청년단이란 청년들이 서울 광장에 세월호 추모 리본을 자르겠다며 나타났다"며 "서북청년단이 과거에 어떤 일을 했는지 아는 어른들은 깜짝 놀랐다"고 전했다.

이어 "하지만 이때 서북청년단 회원이라고 했던 한 사람이 나중에 자신의 행동이 잘못됐다는 것을 알고 사과했던 일이 있었다"며 "잘못을 알고 반성하고 성찰할 수 있다는 것은 인간다운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남을 짓밟고 올라가거나 타인에게 해를 끼쳐도 전혀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하는 양심이 없는 사람을 소시오패스라고 부른다"며 "자신만의 성공을 위해 주변을 이용하고 괴롭히는 소시오패스가 전 세계인의 4%에 이른다는 조사결과가 있다"고 심각성을 나타냈다.

잘못된 일 반복될 수도

서진희 대표는 4·3 교육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서 대표는 "4·3평화공원에 행방불명 희생자 위령비가 많이 있다"며 "제주 4·3은 갈등을 폭력으로 해결하는 과정에서 제주도민이 억울하게 희생당한 것"이라고 정의했다.

이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쉰들러란 사람이 자기 공장에서 일하는 1200명의 명단을 쓴 이른바 '쉰들러 리스트'로 인해 1200명이 학살당하지 않고 살아나는 등 사람을 죽이는 일에 모두가 나서는 것은 아니"라며 "제주 4·3때도 김익렬 연대장과 문형순 경찰서장이 그런 사람이었다"고 밝혔다.

서 대표는 "미군이 제주도 초토화 작전을 지시했지만 김익렬 장군은 이를 거부했다"며 "문형순 경찰서장은 계엄사령관이 내린 예비검속자 총살 집행 명령을 거부했던 사람으로, 이런 사람을 의인이라고 부른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서 대표는 "제주 4·3 사건은 평화·통일·인권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상징으로 기억될 것"이라며 "인권을 지키는 일을 '몰랐어요'라고 한다면 잘못된 일이 반복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윤주형 기자

 

윤석찬 효돈중학교 교장

"청소년들의 인권보호는 서로간 다름의 차이를 인정하고 모두가 소중한 존재라는 점을 깨닫는데서 출발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윤석찬 효돈중학교 교장은 "청소년 인권 신장은 자신의 권리뿐 아니라 타인의 권리도 존중하게 만들어 학교폭력·욕설 등 각종 병리현상을 해소하고 건전한 학교문화 조성에 기여할 것"이라며 "제민일보의 칭찬캠페인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교장은 "효돈중은 도덕·사회 등 모든 교과수업에서 폭력행동이 가져오는 결과와 평화적 해결 방법의 모색과 폭력예방 등에 토론을 통해 인권침해를 최소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인성교육주간을 중심으로 배려교육과 생명존중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하는 등 학생들의 자아존중감을 키워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청소년기에는 모두가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인식하는 인권의식의 확립과 배려와 협력을 나눌 수 있는 인성의 함양은 밝은 미래 한국을 건설하는 기초"라며 "학교교육에서 가장 우선해 지속적으로 인권·인성교육을 추진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와 함께 "배려와 협력의 자치와 체험활동을 활성화하고 학생생활에 관한 제규정 개정시 학생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용해 주인 및 책임의식도 강화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며 "성숙한 민주시민으로 사회에 진출하기 위한 인권의식을 확립할 수 있는 실천적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승남 기자
 


위성곤 제주도의회 의원

"배려와 소통, 인권 등 지역사회의 사회적 자본이 강화돼야 제주 사회가 성장할 수 있다"

위성곤 제주도의회 의원(제주도의회 지속가능발전포럼 대표)은 제민일보의 'WeLove'프로젝트의 일환인 청소년 칭찬아카데미가 배려·소통 등 제주의 사회적 자본 형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위 의원은 "사회적 자본은 지역사회의 발전과 연결되고, 사회적 자본 강화를 위해서는 구성원들의 참여가 필수적이다"라며 "특히 청소년기에 인권을 비롯한 사회적 자본에 대한 인식을 확립시켜 주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위 의원은 "사회 구성원 모두가 청소년에 관심을 갖고 미래의 주역으로 키워나가야 한다"며 "청소년에게 질책보다는 따뜻한 격려의 말과 칭찬 한마디를 건넬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 조성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 "최근 이유없이 친구들을 괴롭히거나 폭력을 행사하는 일이 잦아지는 등 청소년 문제의 심각성이 더해지고 있다"며 "칭찬 아카데미는 최근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학교폭력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 가운데 하나인 청소년 인성 교육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위 의원은 "나의 권리와 친구들의 권리를 알게 되면 서로 배려하고 이행하고 존중할 수 있다"며 "칭찬캠페인 '청소년 칭찬 아카데미'는 서로 배려·소통하는 사회문화 조성에 토대를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승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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