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규명 토론회 23일 도의회서 열려
「지영록」바탕 논의…무릉·영락 등 제기

▲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스포츠위원회와 농수축경제위원회는 23일 도의회 소회의실에서 '하멜 표착에 대한 역사적 규명 토론회'를 열었다. 이소진 기자
'하멜 표착지 미스터리'를 풀기위해 도내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댔다.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스포츠위원회(위원장 안창남)와 농수축경제위원회(위원장 박원철)는 23일 오후 3시 도의회 소회의실에서 '하멜 표착에 대한 역사적 규명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는 조선 숙종 때 제주목사를 지냈던 이익태 목사가 쓴 「지영록(知瀛錄)」이 1997년 일반에 소개되면서 '하멜 일행이 제주에 표착된 지리적 장소'에 대한 논란을 규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주제발표는 오창명 국제대 교수가 맡았으며 토론은 허창옥 의원을 좌장으로 이용훈 하멜표착지규명추진위원장, 채바다 고대항해탐험연구소장, 이윤형 한라일보 문화부장, 강인성 서귀포시 경제관광산업국장 등이 자리했다.
 
의견을 종합해 보면 지난 1980년 하멜 표착 기념비가 세워진 서귀포시 사계리 용머리 해안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하멜 표착비에 대한 지리적 규명은 △중문면 해수욕장(김태능) △모슬포 해안가(레드야드) △서건도 서쪽 강정인근(강준식) △산방산 용머리 해안 △소월봉 밑 해안가(신동규) △신도2리 해안(채바다·김동전) △대정읍 일과리(고광민) 등 여러 관계 전문가들에 의해 비정돼 왔다.
 
분명한 것은 이익태의 「지영록」에 수록된 「서양국표인기(西洋國漂人記)」에 따르면 당시 대정현 차귀진 관할에 있는 '대야수(大也水)'가 하멜이 표착한 곳이다. 문제는 이 '대야수'의 위치가 확실하지 않다는 것이다.
 
오창명 교수는 이날 '대야수'를 '대정읍 영락리나 무릉1리 경계 일대의 바닷가'로 추청한 후 "그 곳이 기념할 만한 곳이라면 새로운 푯돌이라고 세우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리적 비정 논란에도 행정은 학자들간의 결론으로만 맡기고 있다"며 행정의 이중적·표명적 문화행정에 대해 지적했다.
 
허창옥 도의원은 "하멜 일행이 제주도에 표착한 사건은 제주도가 세계에 알려진 첫 계기가 된 일"이라며 "지역문화자원으로 활용하기에 충분하다. 행정과 학계에서는 안내의 역할을 해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소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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