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인천계양체육관 인간승리의 그 자체가 한 편의 드라마처럼 펼쳐졌다. 2014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 배드민턴 남자부 WH 1·2부 복식 첫 경기가 열리고 있었다. 제주선수단의 김성훈이 인천출신 최정만과 호흡을 맞춰 국내 최강팀이자 선발전 1위 울산실업팀, 이경훈·이삼섭 조와 만났다. 첫 세트를 13-21로 내준 김성훈은 2세트마저 17-20의 스코어에 밀리며 벼랑 끝에 섰다. 1점만 주면 금메달의 꿈은 사라지는 순간, 하지만 김성훈은 절대 경기를 포기할 수 없었다. 그의 의지가 슈퍼파워를 발휘했을까. 김성훈은 신들린 플레이를 선보이며 내리 5점을 따내 22-20의 짜릿한 승리를 거둬 세트스코어 2-1의 역전승을 기록했다. 특히 이날 승리는 국내 선발전 2위팀이 1위팀을 꺾는 파란을 일으켰기에 더욱 빛을 발했다.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에 제주(연고)출신 17명이 한국대표로 참가했다. 배드민턴 김연심·김성훈·백동규, 사이클 김정임, 역도 문정훈, 수영 김준, 댄스스포츠 강성범·현선미, 농구 김호용·김동현·황우성·민경화·장기동·김지석, 사격 강명순, 좌식배구 김성훈, 육상 홍석만 등이다.

특히 농구팀에는 서울시청 실업팀 선수들과 호흡을 맞춘 제주선수들이 '베스트5'가운데 3명이 포진됐다. 이들 3인방은 팀을 당당하게 결승전에 진출시켜 한국장애인농구를 이끌고 있다.

이들 제주선수 가운데 금빛 메달을 목에 건 선수들은 모두가 인터뷰 내내 가족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이렇다 할 소속팀이 없는 이들 선수들은 가족들의 희생이 없으면 운동을 할 수 없는 처지다. 그래서 더욱 가족에 대한 고마움이 컸다. 또 이들은 장애인체육에 대한 도민들의 관심을 바랐다. 장애의 편견을 버리고 경기장을 찾아 응원의 목소리를 부탁했다. 현재 도내 장애인은 2만2482명이다. 이 가운데 312명이 엘리트 선수로 784명이 생활체육에서 운동에 몸담고 있다. 하지만 소속팀을 가진 선수는 단 4명에 불과하다. 그만큼 실업팀이 없고 후원이 열악하다는 증거다. 장애를 이겨내 인간승리를 꿈꾸는 도내 장애인 스포츠인들을 위한 실업팀 창단과 관심이 이어지길 기대해본다. 이들은 반드시 한 편의 '인간승리 드라마'로 보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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