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민일보 2014 청소년 칭찬아카데미 ⑦

▲ '2014 제민일보 칭찬 아카데미'가 24일 성산중학교(교장 박철암)에서 1학년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열렸다.
24일 성산중학교 1학년 대상 사회적 자본 강연
홍리리 제주여성인권연대 대표 '내 인권' 강조
내 시각으로 남을 판단하고 차별하지 말아야
나에 대해 정리하는 것은 쉽고 간단하지 않아
 
'2014 제민일보 칭찬 아카데미'가 24일 성산중학교(교장 박철암)에서 1학년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열렸다. 칭찬 아카데미는 민주시민의식 함양을 통한 사회적 자본 강화를 위해 인권의 중요성 등에 대한 강의 등으로 진행됐다.
 
△나를 알아 가는 것
 
24일 성산중학교에서 열린 칭찬 아카데미에 강사로 나선 홍리리 제주여성인권연대 대표는 "인권 존중은 자신을 아는 것에서 출발한다"고 밝혔다.
 
홍리리 대표는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 강사가 자기 소개하면 사람들은 손뼉 치며 환영하지만, 강의에 참석한 사람들에게 자기소개를 해 달라고 하면 목소리가 작아지고 머쓱해 하는 경향이 있다"며 "사람들은 '내가 오늘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이 자리에 있지 못하겠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이곳에 꼭 있어야 한다'고 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홍 대표는 "그 이유는 자기 자신을 잘 알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학생들은 학교 수업 등을 통해 인권은 '인간의 권리'란 것 등 인권에 대한 사전적인 의미를 알고 있지만 '나의 권리'라고 생각하는 학생은 그리 많지 않다"고 진단했다.
 
이어 "학생들에게 인권에 대해 말하면 '무겁다'고 생각하거나 '딱딱하다' '진지해서 싫다' '어렵다'고 여기는 경우가 많은 게 사실"이라며 "이는 '인권'을 나와 관계없는 '남'을 위한 것이라고만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칭찬 아카데미를 시작할 때 학생들은 조용히 자리에 앉아 있었지만 종이에 이름과 나이, 성별, 자신의 꿈, 현재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 잘하는 것, 못하는 것을 적어보라고 하니까 시끌벅적해졌다"며 "내가 잘하는 것, 못하는 것을 쓰기 위해 옆에 앉은 친구에게 물어보느라 소란스러워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홍 대표는 "그만큼 나에 대해 정리한다는 것은 쉽고 간단한 일은 아니"라며 "자신을 알아가고, 자신의 인권을 지키는 것이 인권 존중의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입장차이 인정해야
 
홍리리 대표는 '저 사람은 이런 사람일 것'이라는 편견과 낙인이 인권을 유린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홍 대표는 "공산주의자가 아닌데도 '저 사람은 공산주의자일 것'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며 "내가 공산주의 이념을 갖고 있지 않은데도 상대방이 그렇다고 단정해 하루아침에 학살 대상자가 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어 "정부가 제주도민을 모두 공산주의자라고 단정해서 제주도를 불바다로 만들고, 도민을 죽이는 사건이 발생했다"며 "이게 바로 4·3사건"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너와 나의 입장에 대해 있는 그대로 입장 차이를 인정하는 것이 인권존중"이라고 정의하면서 "성, 나이, 취향, 지위, 외모, 민족, 피부색이 다르다고 해서 '너'를 차별하는 것은 너의 다른 이름인 '나'를 차별하는 것으로, 인권존중은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에서 출발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홍 대표는 "여학생에게 당신이 여성인 것을 어떻게, 무엇으로 입증하겠냐고 물어보면 고민한다"며 "하지만 남학생들은 '여학생들은 치마를 입는다'고 말한다"며 "프랑스에서는 이처럼 남성과 여성의 기준을 남성은 바지를 입고, 여성은 치마를 입는 것으로 했었다"고 말했다.
 
또 "여성은 바지를 입지 못하게 하는 법이 실제 프랑스에 있었고, 지난해에야 폐지됐다"며 "자신의 시각, 입장으로 남을 판단하고 차별하지 말아야 한다"고 전했다.
 
△갈등 원인 '편견과 낙인'
 
홍리리 대표는 "현재 나이, 모습, 꿈, 잘하는 것, 못하는 것 등은 모두 변한다"며 "지금 잘산다고 해서 못사는 사람을 괴롭히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홍 대표는 "현재 알고 있는 것, 갖고 있는 것은 바뀔 수 있기 때문에 차별하고, 강요하고, 남을 구속할 수 있는 권리가 우리에게는 없는 것"이라며 "바뀌지 않는다는 낙인과 편견 때문에 사회가 갈등하고 혼란을 겪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남성과 여성은 성일뿐 모두가 인간이기 때문이 남성이 여성을 차별할 수 없고, 여성이라고 남성을 배척할 수 없는 것"이라며 "현재 잘산다고 못사는 사람을 박해하는 것은 차별이고 인권침해"라고 밝혔다.
 
홍 대표는 "내가 좋아하는 것을 남에게 강요하는 것은 인권을 존중하는 모습이 아니"라며 "인권은 그냥 얻어진 당연한 것이 아니라 부모, 선배들이 쟁취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홍 대표는 "인권은 알면 알수록 풍부해지고, 가꾸면 가꿀수록 넓어지며, 나누면 나눌수록 많아지는 것"이라며 "인권 존중은 공부한다고 실현되는 것이 아니라, 지금 밝게 웃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옆에 친구를 칭찬하면서 나를 아껴주는 것이 인권존중의 기본"이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홍 대표는 "인권은 다른 사람이 아닌 '나의 인권'을 말하는 것"이라며 "모두가 소중히 가꾸고 지켜줘야 할 권리가 인권"이라고 강조했다. 윤주형 기자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학교와 가정, 지역사회가 인권교육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
 
박철암 성산중학교 교장은 "'홍익인간'의 건국이념과 '인내천' 사상은 예로부터 우리 민족이 천부적 인권을 소중히 여겨왔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며 "이처럼 인권존중사상에도 불구하고 현재 우리나라의 경제적 수준에 비해 문화적·사회적 인권 수준은 아직 만족할 단계에 이르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이라고 말했다.
 
박 교장은 "인권은 자유와 평등에 기초해 인간이면 누구나 누려야 할 기본적인 권리지만 저절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찾아야 하는 것이다"라며 "특히 나의 권리만큼 타인의 권리도 소중한 것을 인식하는 것이 인권의 첫 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인권 교육은 '인권에 대해 배우는 그 자체가 권리'라는 말처럼 인권의식을 높여주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이에 따라 그동안 학생들을 대상으로 생명존중과 자존감, 배려와 나눔, 소통과 협력, 칭찬과 사랑을 위한 실천적 체험·협동·토론학습을 지속 펼쳐왔다"고 설명했다.
 
또 "생활규정 제정과 자치법정 운영, 인성 및 행복수업 등의 다양한 교육과정을 통해 주체의식과 자신과 타인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길러줘 나와 남이 모두 소중한 존재임을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해 왔다"며 "앞으로 인권교육을 활성화해 청소년들을 '함께 사는 행복한 세상'의 구성원으로 길러내는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강승남 기자

 

"청소년들의 사회적 자본 인식 함양은 제주의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토대가 될 것이다"
 
고용호 제주도의회 의원은 "출신지역과 국적이 다르고 장애인이라는 이유 등으로 차별받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아직도 우리 사회에 너무나 많다"며 "이제 제주사회는 '다름'을 인정하고 다양성을 존중해 함께 살아가야할 미래의 터전으로서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권침해와 차별은 '다름'을 '틀림'으로 바라보는 문화와 생각 때문"이라며 "인간은 누구나 동등한 인격체로 대우받아야 하지만 '다름'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상대에서 무례하고 욕설과 폭언 등을 하게 되며 불평등을 초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 의원은 "인권보호는 멀리 있는 게 아니라 주변 사람에게 실수하지 않고 인격을 침해하지 않는 것에서부터 찾아야 한다"며 "무엇보다 자신을 먼저 사랑하고 타인의 개성을 인정하는 것부터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타인을 배려하고 칭찬하는 분위기가 형성도면 우리사회의 인권도 신장될 수 있다"며 "제민일보가 추진하는 칭찬캠페인 청소년아카데미가 도내 청소년의 민주시민 의식 함양을 통한 사회적 자본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청소년 인권보호 등을 위해서는 지역사회가 동참해야 한다"며 "미래 주역인 청소년들이 함께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지속가능한 제주사회의 가치를 만드는데 도의회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승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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