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조리 로컬푸드]
7.무릉외갓집

▲ 무릉외갓집이 운영하는 봄감자캐기 체험 모습.
농산물·가공품 등 '꾸러미 사업'
건강한 제철 식재료 트렌드 주효
"접근성 한계 극복·직거래 확대 고민"
 
2009년 12월 마을기업 형태로 출발한 무릉외갓집 영농조합법인(대표 고희창·이하 무릉외갓집)은 제주의 로컬푸드를 1년 내내 가정으로 배달하며 현재 500명이 넘는 회원들의 건강한 밥상을 지키고 있다. 특히 도시와 농촌, 기업과 마을의 협력으로 일군 상생프로젝트의 대표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마을기업 통한 로컬푸드 가능성 확인
 
'무릉외갓집'의 꾸러미 사업은 말 그대로 지역 농가가 생산한 농산물 꾸러미를 연회비를 낸 회원들에게 매달 배송하는 서비스다. 자생적 마을기업으로 로컬푸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평이다.
 
배송 품목은 한라봉·레드향 등 감귤과 브로콜리, 산듸(밭벼), 양배추, 양파, 감자, 당근, 흑마늘, 검은콩 등 100% 제주산 농산물에 '무릉' 이름을 단 마늘잼, 된장, 간장, 매실즙 등을 포함하고 있다. 최근에는 지역과 협력해서 '산듸 카스테라' '제주감귤과자' 등 가공품도 일부 포함시켰다.
 
올레코스가 지나는 마을로 ㈔제주올레(이사장 서명숙)의 1사-1올레 프로그램을 통해 육지기업인 ㈜벤타코리아와 인연을 맺고 마을기업으로 출발했다. 꾸러미사업과 명절 사전 주문 판매, 전시·체험장 운영 등으로 지역 농업인의 수익증진에 보탬이 되고 있다. 연간 매출 규모도 4억원 규모로 제법 크다.
 
무릉외갓집 성공의 원동력은 제주의 건강한 식재료라는 점 외에도 유통·판매망 확보와 최근의 소비 트렌드 변화 등이 잘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홈페이지에서부터 '제철'을 강조하며 계절에 맞는 농산물로 달마다 꾸러미 구성에 변화를 줬다.
 
최근의 경우 7월 파프리카, 미숫가루, 미니단호박, 무릉리 찰밀쌀, 메밀꽃 꿀, 8월 옥돔과 삼치살 등 수산물 실속세트, 9월 명품소시지, 무릉간장, 찰보리쌀, 한라산조릿대, 감귤과자, 10월에는 타이벡, 산듸, 사과대추, 유기 표고버섯가루 등으로 보내는 식이다.
 
'자연의 정성이 담긴 좋은 재료는 그 자체로 좋은 요리가 된다'는 점을 강조하며 어떻게 재배됐는지 알 길 없는 외국산 농산물에 거부감을 갖는 소비자와 '제철' 자연주의 식탁을 선호하는 이들에게 어필했다.
 
직거래 브랜드로 수익 제고 추진
 
지금까지 제주를 대표하는 꾸러미 사업을 펼쳐온 무릉외갓집은 이제 직거래 브랜드로의 변신도 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3월 서울에서 무릉외갓집의 지난 5년을 결산하는 '제주에서 식탁까지(from jeju to my kitchen)' 주제 전시회를 꾸린데 이어 올해 문을 연 무릉리 전시판매장으로 이동해 상설 전시하고 있다.
 
무릉외갓집이 전시·판매장을 오픈한 데는 나름이 고민이 담겨 있었다.
 
꾸러미 사업으로 여러 차례 언론·인터넷 등에 소개되며 인지도를 키웠고, 그에 따라 현재 560여명의 유료회원을 확보하는데 성공했지만 이제는 수익에 한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회원당 1개월에 한 번, 4~5가지 농산물을 2~3㎏로 소포장해 보내는 방식은 10㎏, 20㎏짜리 박스 단위로 판매하는 직거래 형태에 비해 양적으로 제한돼 있어 이익을 남기기가 상대적으로 어렵다.
 
하지만 무릉외갓집 이번 변화가 꾸러미 사업의 중요성이 떨어졌기 때문은 아니라고 경계한다.
 
안정적인 소득을 보장하는 것 외에도 회원들의 입소문으로 추가 직거래 수요가 생기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마을기업으로서 지역 브랜드 형성에도 큰 도움이 되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고희창 대표는 "아직 전시·판매장 월 매출액은 많지 않은 편이지만 접근성의 한계에도 이곳까지 직접 와서 지역 농산물을 찾는 수요층이 있다는 점을 분명히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두고 있다"며 "조합원들에게 실질적으로 이익이 돌아갈 수 있도록 직거래를 확대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봉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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