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 임시완은 호평 일색…'내일도 칸타빌레' 심은경은 '갸우뚱'

인기 만화에 뿌리를 둔 드라마들이 요즘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윤태호 작가의 웹툰 '미생'이 원작인 tvN '미생'과 니노미야 도모코의 만화 '노다메 칸타빌레'에서 출발한 KBS 2TV '내일도 칸타빌레'가 누리꾼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원작과 드라마 주인공들 간 싱크로율을 측정하는 시도뿐 아니라 배우들의 연기에 대한 갑론을박이 다양한 형태로 현재진행형이다.
 
◇ "장그래 그 자체"…'미생'의 임시완  
 
'미생'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케이블 채널에서 방영됨에도 드라마는 1화 시청률 1.7%로 출발해 2화 2.5%, 3화 3.4%(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로 상승세를 탔다.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오후 8시30분에 방영되는 드라마는 온라인 여론을 반영한 줌인터넷 'TV 인터넷 관심도' 조사에서도 각종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들의 공세를 이겨내고 10월 셋째 주 내내 1·2위를 차지했다.
 
직장인들의 교과서로 불릴 정도로 큰 인기를 끈 원작의 덕도 크지만 드라마는 원작 못지않은 매력을 선사하며 다양한 시청자들을 두루 만족하게 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주인공 장그래를 연기하는 임시완이 있다.
 
"어린 아이가 나이에 맞지 않은 성숙함을 보일 때 짠한 마음이 있는데 임시완에게서 그런 연민이 느껴진다. 보지 않아도 되는 지점을 보는 듯한 청춘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람의 뒷모습을 볼 줄 아는 배우다."(윤태호 작가)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아이돌 그룹 출신의 스물여섯 살 청년은 원작자의 말이 드라마 홍보를 위한 입에 발린 칭찬이 아니라는 점을 증명하고 있다.
 
선한 눈매 아래 야리야리한 몸피를 가진 임시완의 첫인상은 아직 소년티를 벗지 못한 샌님이다.  
 
임시완은 세상 전부라고 생각했던 바둑을 등진 뒤 '낙하산 인턴'이라는 오명 아래 아버지의 후줄근한 양복을 걸치고 대기업 로비로 들어서는 장그래 그 자체라는 게 누리꾼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임시완은 지난주 방송에서 사무실로 걸려온 전화 한 통 받기도 쉽지 않고, 세상 물정에 밝은 동료 인턴들의 냉대와 싸구려 동정 속에서 외로움과 막막함을 느끼는 장그래의 심정을 작위적이지 않게 소화해냈다.
 
임시완의 장그래는 그렇게 처연한 모습으로 보는 이들의 마음을 먹먹하게 만들다가도 그 눈동자와 입매로 결연함과 진정성을 보여준다.
 
상사에게 "제 노력은 신상입니다"라고 외치거나, 밥도 혼자 못 먹는 마마보이 아니냐고 묻는 동료 인턴에게 "저 그렇게까지 바보는 아닙니다. 정말 배가 안 고파서 그래요"라고 힘주어 말하는 모습은 사람들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임시완은 일밖에 모르는 냉혈한 같다가도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오상식 과장 역의 이성민(46), 완벽한 업무 능력에 의리와 뚝심 있는 김동식 대리로 분한 김대명(34)과도 차진 호흡을 보여준다.  
 
드라마는 앞으로 전쟁터와 다름없는 직장에서 바둑판의 경험을 바탕으로 조금씩 나아가는 장그래의 성장기를 그려나갈 예정이다.
 
◇ "노다메? 설내일?"…'내일도 칸타빌레'의 심은경
 
'내일도 칸타빌레' 주인공 설내일을 맡은 심은경(20)의 연기는 온라인에서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천부적인 재능을 가졌지만 자유롭게 살다가 차유진(주원 분)을 만난 뒤 음악적, 정신적으로 성장하는 설내일 연기에 대한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기 때문이다.
 
올해 초 영화 '수상한 그녀'로 800만 여배우가 된 심은경의 연기력은 그동안 호평 일색이었다.  
 
무엇보다 설왕설래가 많았던 '내일도 칸타빌레' 캐스팅 과정에서 대중으로부터 몰표를 받았던 심은경이다.  
 
심은경은 막상 방송이 나가자 일본판 드라마를 생생히 기억하는 이들로부터는 '노다메 역의 우에노 주리보다 사랑스럽지 않다'는 지적을, 원작을 보지 않은 이들로부터는 과장된 연기가 낯뜨겁다거나 어색하다는 비판을 받으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  
 
심은경 자신도 드라마 방영을 앞두고 제작발표회에서 "촬영 중 생각대로 되지 않아 눈물을 흘렸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물론 심은경이 떠맡은 숙제는 '미생'의 장그래 역보다 훨씬 버겁다.
 
일본 만화 특유의 과장 되고 엽기적인 맛을 잘 살리면서도, 우리네 시청자들의 공감을 살 자연스러운 연기를 펼쳐야 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드라마는 가령 차유진 선배에게 얻어맞은 설내일이 허공으로 튕겨나가는 장면 등을 오로지 심은경의 연기에 의존하고 있다. 만화적인 효과를 군데군데 깔았던 다른 일본판 드라마와는 틀 자체에 차이가 있다.
 
이 때문에 심은경 연기를 응원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일부 시청자들은 주원의 차유진과 백윤식의 슈트레제만 등 주변 인물들이 원작보다 너무 진지한 분위기인 탓에 심은경의 설내일이 튀어 보인다고 억울함을 토로하기도 한다.  
 
지금까지 4회가 방송된 '내일도 칸타빌레'의 성적은 신통치 않다.
 
시청률은 1화 8.5%에서 2화 7.4%, 3화 5.8%, 4화 6.1%로 하향 곡선을 그리는 모양새다.  
 
갈수록 심은경 연기가 편안해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만큼 앞으로 심은경이 어떤 설내일의 모습으로 반등을 꾀할지 주목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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