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5회 제주전국체전 개막식 스케치

▲ 28일 오후 제주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95회 전국체육대회 개회식에서 중앙 백록스크린을 중심으로 자연과 인간, 시간과 공간, 대한민국과 세계가 어우러지는 생명의 섬 제주를 상징하는 성화맞이 퍼포먼스가 펼쳐지고 있다. 특별취재팀
'꼬드긴다-제주가' 주제
백록담 형상 구조물에
양방언 음악 어우러져

'제주'가 제주종합경기장을 감동의 바다로 만들었다.
 
섬이어서 더 굴곡졌던 과거를 화해와 상생으로 승화시키려는 평화의 바람과 자연에 순응하며  삶을 일궈낸 잠녀의 긴 숨비 소리는 큰 물결이 돼 전 국민의 시선을 제주도로 이끌었다.
 
'꼬드긴다-제주가'대주제 아래 펼쳐진 제95회 전국체전 개막식은 한 단어 '제주'로 정리됐다. 태초 제주의 생성 과정과 세계가 인정한 자연유산, 근·현대사의 아픔에서 평화의 아이콘이 된 '제주4·3', 국가브랜드로 자리매김한 제주잠녀문화까지, 어느 것 하나 놓칠 수 없는 명품이 연출됐다.
 
제주종합운동장에서 '어멍의 너른 품으로'를 주제로 열린 개회식에서는 거친 바다를 울리는 해녀의 숨비소리처럼 역경에도 꺾이지 않는 제주의 힘과 역사를 보여주고, 세계를 향해 나아가는 '생명'과 '평화'의 섬 제주를 한껏 알렸다.
 
이날 식전공개행사는 제주를 넘어 국가브랜드로 가치를 검증받고 있는 '잠녀'를 활용한 무대로 꾸려졌다. 제주 여인들의 희생이 제주를 만든 보이지 않는 힘이었다는 메타포와 더불어 아름다운 생명의 바다, 풍요롭고 따뜻한 제주의 삶을 풀어내며 개막식 분위기를 북돋웠다.
 
▲ 식전공개행사로 열린 '생명의 숨소리'에서 해녀 와이어 퍼포먼스가 펼쳐지고 있다. 연합뉴스
잠녀가 허공을 가로질러 물질을 시작하며 경기장을 바다로 바꿨는가 하면 경기장 중앙의 이동식 구조물은 백록담의 형상으로 '자연과 인간이 어우러진' 제주를 상징했다. 제주 출신으로 세계적인 아티스트 반열에 오른 무용수 김설진과 음악인 양방언의 무대는 어떤 역경에도 꺾이지 않는 '제주정신'으로 각각 몸짓언어와 희고 검은 건반 위 음률 ('생명의 숨소리'-희망의 숨비소리, 세상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다)로 엮어내며 감동을 선사했다. 1만8000여 신들의 이야기와 360여개 오름, 몸과 마음으로 호흡하는 올레길 등은 제주에서 17개 시·도는 물론 해외동포까지 '하나'로 묶었다.
 
나아가 제주만이 아닌, 제주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더 아름답고 튼튼하게 만들어가는 과정을 연날리기의 '꼬드김'으로 표현하는 퍼포먼스는 제주 미래 경쟁력에 대한 확신과 더불어 이번 대회에 참가한 전 선수단의 선전을 기원하는 의미로 환호를 끌어냈다.
 
개막식은 성화 최종주자인 임창우(축구)·김수경(역도) 선수가 옮긴 불꽃이 축구공에 실려 경기장을 타고 흐르며 축포의 물결을 이끌며 마지막 성화대에 불이 점화되는 순간  최고조에 달했다.
 
사전행사, 식전공개행사, 공식행사, 식후공개행사 순으로 220분간 진행된 개회식 행사에는 도내 학생과 예술단체, 해녀 등 5900여명이 참여했다. 또 100여개 단체·4500여 도민으로 구성된 '한라의 대함성' 합창단이 웅장한 하모니를 연출, 장관을 이뤘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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