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측 대화제의 거부한 '통합이사회 강행'에 양 측 갈등 재점화 될 듯
국감 이후 대조되는 양 측 행보에, 신제윤 금융위원장 중재 나설까…?

▲ 28일 외환은행 노동조합이 기자회견을 열어 사측과의 대화를 제의하고 있다.
29일, 하나·외환은행이 각각 이사회를 열어 양 행 통합에 대해 결의했다. 노조 측에서 진정성 있는 대화를 요구한 것과는 달리, 예정된 이사회를 강행함으로써 하나금융지주의 통합 의지를 강하게 피력한 것이다. 특히, 이 날 열린 통합이사회에서는 존속법인과 합병 비율 등 구체적인 사항까지 결정되어 노조 측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한 노조 관계자는 '대화와 논의가 배제된 일방적 결정' 이라는 표현과 함께 통합이사회 강행에 대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 관계자는 "통합 이사회를 연기한지 2개월 만의 일이다. 세부 사항들까지 결정을 내리고 통보한 것으로 보아, 직원들과의 소통을 통해 노력하겠다던 이유와는 달리 속으로는 내내 통합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었던 것이 아니냐"며 하나금융지주의 태도를 비판했다. 대화와 소통을 변명으로 내세우던 것과는 달리, 이번 통합 이사회는 김 회장의 의견만을 반영한 결과라는 것이다. 
 
앞서 노조 측에서는 국감 이후 기자회견을 통해 '사측과의 진정성 있는 대화에 나서겠다.' 는 의견을 사측에 제의했다. 노·사의 견해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던 가운데, 징계 철회와 직원들의 피로감을 덜어주기 위해 노조가 먼저 한 발 양보한 셈이다. 
 
또한, 이는 금융당국의 수장인 신제윤 금융위원장의 입장을 존중한 것이기도 했다. 신 위원장은 그동안 노·사간의 대화를 꾸준히 요구해 왔다. 지난 정무위 국정감사에서는 "대화를 하라고 사측에 많은 종용을 하고 있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이처럼 신 위원장이 '노·사 간 갈등상황은 기본적으로 양 측의 대화를 통해 해결되어야한다'는 기본 입장을 밝혀온 만큼 노조 측이 이를 수용해 대화를 제의한 것이지만, 하나금융 측은 대화에 대한 응답보다는 통합에 대한 의지를 강행함으로써 대화 형성에 찬물을 끼얹었다. 예정대로 통합 이사회가 개최되면서 노조 측의 대화 제의는 결국 거절당한 셈이기 때문이다.
 
이에 김근용 외환은행 노조 위원장은 성명서를 통해 "하나지주가 진정성 있는 대화를 통해 사태를 해결하려는 실질적인 대화 의지가 전혀 없음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며 노조 측의 대화 제의를 거부하고 추가적인 합병절차를 강행할 경우, 이를 저지하기 위한 투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노조 측이 보여준 긍정적인 태도와는 전혀 다른 반응을 보인 것에 대해, 하나지주와 외환은행 경영진에 분명한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다.
 
노조 측의 대화 제의로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드는 듯 했던 외환은행 갈등상황이 다시금 경직되고 있다. 이는 국감 이후 양 측의 대조적인 행보에서도 유추할 수 있는 결과다. 대화 의지를 드러내며 적극적으로 갈등 해결에 나선 노조와는 달리, 하나금융 측은 통합이사회 강행으로 여전히 '마이웨이'를 걷고 있기 때문이다. 사측이 금융당국의 대화 촉구와 노조 측의 제안에 대해 간접적으로 '거부'의사를 드러낸 상황에서, 앞으로 양 측의 갈등상황이 어떻게 흘러갈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의 대화요구에 노조 측은 이미 화답한 상태다. 하나금융지주의 고집스러운 행보에 금융당국이 어떻게 반응하느냐가 앞으로의 갈등 상황에 중요한 키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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