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문 읽는가 하면 반성의 빛 없이 당당하기도

이승연, 박시연, MC몽, 한예슬, 붐….
 
'자숙'의 시간을 규격화할 수는 없다. 그래서인지 자숙의 시간도 질도 항상 '자의적'인듯 한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던 연예인들이 최근 잇달아 TV에 컴백하고 있다. '물의'를 일으켰던 이들의 컴백은 연예계에만 국한된 것도 아니고 새롭지도 않은 일이기에 놀랍지는 않다.  
 
하지만 영향력이 막강한 연예인이기에 돌아온 그들이 반성의 시간을 거쳐 달라진 모습을 보여줘야하는 것은 '의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한예슬, 지상파 드라마 펑크내고도 사과 한마디 없이 복귀
 
다음달 1일 시작하는 SBS TV 새 주말극 '미녀의 탄생'의 여주인공을 맡아 3년 만에 컴백하는 한예슬은 2011년 8월 KBS 2TV 드라마 '스파이 명월' 촬영 도중 무단 펑크를 내고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 사고를 쳤다.
 
당시 '스파이 명월'은 여주인공 한예슬의 무단 촬영 거부로 한회가 결방됐다. 한예슬은 촬영을 펑크내고 돌연 미국으로 떠났다가 이틀 후에 귀국해 촬영장에 복귀했다. 이 사건으로 열악한 국내 드라마 촬영 여건과 스타 위주의 제작 시스템이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방송 드라마 촬영이 거의 생방송 수준으로 진행되는 탓에 촬영사고, 편집사고 등 잦은 사고가 발생하기는 하지만 배우가 촬영을 펑크내 방송이 결방된 것은 초유의 사태였다. 특히 한예슬의 촬영 거부는 그로 인한 결방과 방송 차질이 불보듯 뻔한 상황에서 저질러진 일이었다.  
 
편성 차질로 KBS는 시청자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인데 이런 엄청난 결과를 초래한 배우가 3년 만에 다시 지상파 드라마로 복귀하는 것이다.
 
그런 한예슬이 30일 열린 '미녀의 탄생' 제작발표회에서 사과 한마디 없었다.
 
한예슬이 이날 한 말이라고는 "3년 만에 돌아오는 게 쉽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영화 촬영 펑크도 아니고 생방송으로 돌아가는 드라마를 펑크내고 아예 미국행 비행기에까지 몸을 실은 게 얼마나 엄청난 일인지 3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모르는 듯 하다. 그런 여배우를 SBS는 주인공으로 다시 캐스팅해 방송을 내보내겠다는 것이다.  
 
한예슬은 이날 이런 말도 했다.  
 
"살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시련이 오는 것 같다. (그 사태는) 제 선택이든 아니든, 피할 수 없는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지금 중요한 것은 지나간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개인으로서는 엄청난 일을 어린 나이에 겪은 뒤 재정비해서 오늘 여러분 앞에 서 있는 저의 미래 행보에 집중해주셨으면 좋겠다."
 
누구를 위한 컴백인가.  
 
◇ 이승연·박시연·붐, 조용히 케이블·종편채널로 복귀
 
수면마취제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한 혐의로 지난해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던 이승연과 박시연은 조용히 종편채널로 돌아왔다.
 
이승연은 지난 8월 MBN '인생고민 해결쇼-신세계' 시즌2의 MC를 맡아 복귀했다. 프로포폴 사건 발생 1년 6개월 만의 방송 복귀다.
 
그는 이 방송에서 "개인적으로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고, 앞으로 살아갈 힘을 많이 얻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롤러코스터 같은 인생을 겪으며 책임의 무게라는 것을 절감했다. 한 사람의 대중으로서 이제는 대중의 눈으로 나를 좀 더 바라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눈물을 흘렸다.
 
박시연은 지난달 TV조선 주말드라마 '최고의 결혼'으로 컴백했다.
 
역시 1년여 만에 복귀한 그는 드라마 출연에 앞선 인터뷰에서 "남 때문도 아니고 제 실수로 인한 것이라 입이 두 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불법 도박을 한 혐의로 지난해 검찰 조사를 받은 방송인 붐은 지난 30일 밤 11시 방송된 E채널 '용감한 작가들' 게스트 출연을 통해 1년 만에 복귀했다.
 
그는 방송에 앞서 E채널 페이스북을 통해 사과문을 읽어내려가는 영상을 공개했다.  
 
붐은 "어떤 이유로도 이해 받지 못할 잘못을 저지른 점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 공인으로서 책임감을 다하지 못하고 저를 아껴주셨던 분들께 실망을 드린 점 다시 한번 죄송하다. 많은 반성을 했다. 잘못했습니다. 고치겠습니다. 용서해주십시오"라고 말했다. 
 
이날 '용감한 작가들'은 '물의를 빚은 연예인의 복귀'를 주제로 진행됐다.
 
◇ MC몽, 내달 앨범 발표하고 4년 만에 컴백
 
가수 MC몽은 지난 2010년 병역기피 혐의 등으로 법정에 서면서 활동을 중단했다. 2년 뒤 대법원으로부터 고의 발치 부분인 병역법 위반 혐의는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그는 세간의 따가운 시선과 자숙의 의미로 활동을 잠정 중단했다.
 
그런 그가 내달 3일 정규 앨범을 발표하고 4년 만에 컴백한다.
 
MC몽은 컴백을 앞두고 아직 입장을 표명하지는 않았으며, 방송 활동 등 외부 활동 계획도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컴백을 놓고 인터넷에는 갑론을박이 뜨겁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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