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침체로 실업난이 가중되고 있지만 제조업체는 인력난을 겪고 있다.<김영학 기자>
경기침체속에서 대학졸업자들이 취업난에 시달리는 가운데도 도내 제조업체 생산인력 부족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도내 플라스틱제품 생산업체인 B화학은 최근들어 성수기를 맞아 주문물량이 늘고있으나 인력부족으로 납기일을 맞추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있다.

B화학이 필요로 하는 적정인력은 18명 가량. 하지만 현재 인력은 10명에 불과해 회사 사장까지 생산활동에 매달리고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상황은 도내 제조업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특히 비교적 일이 힘들다는 석재가공회사나 프라스틱제품 생산업체, 농수산물가공업체 등은 오래전부터 심각한 인력부족현상에 시달리고 있다.

더욱이 감귤 수확철은 맞은 요즘에는 유휴인력들이 감귤 따는데 빠져나가며 인력난은 더욱 심각한 실정이다.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제주지회가 파악한 지난 3분기 도내 제조업체 전체 인력부족률 은 4.1%로 지난해 같은 기간 3.7%에 비해 0.4%포인트 높아졌다.

제조업체 가운데 생산직 인력부족률은 제조업체 인력부족률보다도 0.3%포인트 높은 4.4%로 구직자들이 생산직 기피현상이 두드러진다.

이처럼 제조업체가 인력난에 시달리는 것은 무엇보다 도내 구직자들이 생산직 취업을 꺼리는데 있다.

도내 구직자들은 전국 수준을 웃도는 높은 학력 탓에 생산직 일자리가 탐탁지 않은 데다 감귤을 비롯한 1차 산업 종사기회가 상대적으로 많아 제조업으로 눈을 돌리는 일은 좀체 없다.

여기에다 대부분 중소규모인 도내 제조업체 임금수준이 100만원내외로 도내 구직자들의 요구를 맞추기 힘든 것도 한 이유다.

때문에 업체들은 부족한 인력을 채우기 위해 타 지역 인력이나 외국인산업연수생을 채용하고있으나 이마저 쉽지가 않다.

내국인 근로자들이 제주지역까지 내려와 취업하는 일이 많지 않은데다 비교적 고용비용이 적게든다는 외국인산업연수생도 구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도내 제조업체에서 필요로 하는 산업연수생은 100여명에 이르고있으나 현재 채용된 산업연수생은 12개 업체에서 45명에 불과하다.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제주지회에 산업연수생 채용을 신청한 업체만도 23개 업체 49명에 이르고 있으나 전국적인 생산직 인력난 속에서 도내 배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여기에다 도내 업체에서 일하던 산업연수생들이 보다 나은 조건을 찾아 다른 지방으로 불법이탈하는 일까지 잇따르며 업체들이 애를 먹고 있다.

한 중소기업 사장은 “고졸자 임금을 80만∼100만원 가량 주고있으나 도내 인력구하기는 거의 불가능한 실정”이라며 “도내 인력인 경우 조금만 힘들거나 회사가 시내권에서 벗어나도 일하려 하지 않는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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