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완투수 장원삼·오재영
과거 '현대'에서 한솥밥
오늘 삼성-넥센 3차전서
선발 맞대결 필승 다짐

▲ 사진 왼쪽은 삼성 장원삼, 오른쪽 넥센 오재영. 연합뉴스
한때 한솥밥을 먹은 두 명의 토종 좌완 투수가 운명의 장난처럼 한국시리즈 초반 판세를 가를 중요한 일전에서 적이 돼 만난다.
 
1승 1패로 맞선 채 돌입하는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삼성 라이온즈의 장원삼(31)과 넥센 히어로즈의 오재영(29)이 선발 맞대결을 벌인다.
 
삼성과 넥센은 7일 목동구장에서 열리는 한국시리즈 3차전에 장원삼과 오재영을 선발투수로 6일 각각 예고했다. 
 
대구에서 벌어진 1∼2차전에서 각각 한 차례씩 폭발적인 타격을 뽐내며 1승씩을 주고받은 터라, 2승째가 걸린 우승의 반환점인 3차전은 양팀 모두 물러설 수 없는 '외나무다리'가 됐다. 
 
공교롭게도 막중한 임무를 어깨에 지고 등판하는 장원삼과 오재영은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진 '과거의 왕조' 현대 유니콘스에서 함께 뛰던 옛 동료다.
 
장원삼은 2006년 현대에서 데뷔, 첫 시즌에 12승(10패)과 평균자책점 2.85를 기록한 이후 올해까지 꾸준히 활약한 선수다.
 
2010년 삼성으로 트레이드돼 올해까지 5시즌 가운데 네 차례 두자릿수 승리를 거뒀고, 2012년 다승왕과 골든글러브를 차지하기도 했다.
 
장원삼보다 2년 앞선 2004년 현대에서 데뷔한 오재영도 첫 시즌에 10승(9패)과 평균자책점 3.99로 눈에 띄는 성적을 냈다.
 
오재영은 현대의 마지막 우승 시즌이던 2004년 한국시리즈에서 세 차례 등판해 1승을 거둔 바 있다. 
 
장원삼은 현대의 마지막 포스트시즌이던 2006년 플레이오프에서 두 경기에 출전했다. 
 
한때 같은 팀에서 뛴 두 투수는 모두 직구가 최고시속 140㎞대 초반에 머무는 좌완 투수라는 점에서도 닮았다. 
 
장원삼은 스트라이크존 구석을 들락날락하는 날카로운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삼고, 오재영은 커브·슬라이더·포크볼 등 다양한 변화구를 던지며 날카로운 제구력으로 상대 타자를 요리하는 스타일이다. 
 
장원삼의 트레이드 이후 두 투수의 운명은 엇갈렸다.
 
장원삼은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으며 삼성의 토종 좌완 에이스 노릇을 했고, 오재영은 2010년 이후 한 번도 두자릿수 승리를 거두지 못하고 힘겨운 시기를 보냈다. 
 
올해 플레이오프에서 오재영이 3차전에 6이닝 3실점의 호투를 펼치며 팀에 승리를 선사하면서, 두 투수는 처음으로 가을 무대 맞대결을 벌이게 됐다.
 
상대 전적을 따져 보면 장원삼이 넥센전에 세 차례 등판해 2승 1패와 평균자책점 2.70의 최고 성적을 낸 반면 오재영은 삼성과의 두 차례 경기에서 1패와 평균자책점 27.00으로 최악을 기록했다. 
 
그러나 오재영이 삼성전에 단 한 차례 선발 등판했을 뿐이고, 워낙 컨디션이 좋지 않던 시기에 3⅓이닝만을 던지고 강판한 터라 상대 전적이 큰 의미는 없어 보인다. 
 
양팀 타선이 모두 상승세를 보인 상황인 만큼, 상대적으로 좁은 목동 구장에서 얼마나 주눅 들지 않고 제 공을 던지느냐가 승부의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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