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 주재의 민주당 지도부 간담회가 예정된 7일 민주당의 모든 관심은 이날 오후에 있을 회의에서 김 대통령이 어떤 구상을 밝힐 지에 모아졌다.

그러나 회의 참석 당사자인 최고위원들을 비롯한 당내 각 정파는 이날 회의가 앞으로 당내분 향방의 중대 분수령이 될 것을 의식, 예단을 자제하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전용학(田溶鶴) 대변인은 "충분한 시간을 갖고 매듭지을 것은 매듭짓는 논의가 있을 것"이라며 "오늘 간담회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난상 토론을 예상했다.

◇ 대선주자 = 오전에 의원회관이나 개인사무실에 출근, 간담회에서 밝힐 내용을 가다듬었다.
다만 한광옥(韓光玉) 대표는 당4역 회의에서 "당이 어려운 때일수록 서민의 당을 지향하는 우리 당으로서는 민심과 경제문제에 소홀해선 안된다"면서 당무의 차질없 는수행을 강조했다.

한화갑(韓和甲) 최고위원은 오전 일찍 사무실로 출근, 간담회에서 개진할 구상을 최종 정리했으나 한 측근은 "재.보선 패배 이후 정국 수습방안을 놓고 당이 보였던 분열상이 수습되기를 기대한다"고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

이인제(李仁濟) 최고위원의 측근은 "오늘은 주로 듣는다는 입장이지만, 당 지도부의 공백상태가 조속히 해결되기를 기대한다는 정도의 언급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이 위원의 최근 지론인 과도 비상체제의 구성을 희망했다.

노무현(盧武鉉) 최고위원은 "대통령이 주로 들을 것이며 최고위원 사퇴의사는 수리돼 최고위원회의가 재구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인적쇄신 문제에 대한 김 대통령의 언급 전망에 "그것은 사실 쉬운 일"이라고 말하고 "내가 대통령이라면 최고위원들의 최근 행태에 `최고위원들이 왜 이러느냐"고 불호령을 내릴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원기(金元基) 최고위원은 인적쇄신 문제에 대해 "본인들이 알아서 할 일이지 주위에서 가타부타할 성질이 아니다"면서 "민심과 당내여론을 가감없이 전달하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김중권(金重權) 정동영(鄭東泳) 최고위원측은 "당내외 쇄신 여론을 가감없이 전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신낙균(申樂均) 최고위원은 "대통령이 오늘 답변을 주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그러나 최고위원들의 압박이 있을테니 하루속히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 개혁연대
열린정치포럼, 바른정치모임, 새벽21, 여의도정담, 국민정치연구회 등 5개 개혁연대 모임은 전날 밤에 이어 이날 오전도 `대통령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모임을 갖지 않았다.

당내 개혁파 의원들은 그러나 이날 간담회에서 구체적이고 납득할 수 있는 쇄신방안이 제시되지 않을 경우 서명운동 등 실제 집단행동에 돌입한다는 방침을 거듭 확인했다.

`새벽 21"의 김성호(金成鎬) 의원은 "대통령이 이번에는 당내 요구에 부응하는 결정을 할 것으로 본다"면서 "실제로 청와대 기류가 지난 5월 정풍파문 때와는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김 의원은 권 전 최고위원의 거취 문제에 대해 "외국에 나가는 것이 초점은 아니지만 그게 최선"이라며 "문제는 특정인사들이 인사.국정.당무에서 완전히 손을 떼는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바른정치모임의 신기남(辛基南) 의원은 "우리가 두려운 것은 또 생색만 내고 국민에게는 불안감만 안겨 줘 쇄신파가 추가로 움직이게 되는 결과"라며 "쇄신파의 인적쇄신 요구는 권노갑 전 위원과 박지원 수석에 국한된 게 아니라 전반적인 쇄신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의도정담 소속 장영달(張永達) 의원은 "오늘 간담회에 대해선 솔직히 기대와 우려가 반반"이라고 말했다

◇ 동교동계
쇄신파문에서 인적쇄신 대상으로 지목된 권 전최고위원은 8일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밝힐 예정이나 권 전위원 지지자들은 당내 분란의 확산을 피하기 위해 가급적 신중한 자세를 유지하려고 애썼다.

권 전위원을 지지하는 부위원장들도 6일 기자회견을 통해 쇄신파들을 비난했던
것과는 달리 이날에는 쇄신파에 대해 언급을 하지 않았다.

다만 동교동계 구파는 권 전위원의 `장기외유설"이 나온데 대해 즉각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하면서도 실제 권 전위원의 미국행이 실현될 지 여부에 촉각을 세웠
다.

김옥두(金玉斗) 의원은 "권 전위원이 외유를 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권 전
위원과 박 수석이 잘못이 있다면 사법적으로 처리하면 되는 것인데 왜 정치적인 태
도를 갖고 대통령에게 부담을 주는 것인지 도저히 알 수 없다"고 불평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최고위원들이 마음을 비우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
며 "쇄신파 의원들이 당내 기득권 세력을 없애야 한다는 말까지 하고 있다는데 과연
당을 위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이훈평(李訓平) 의원도 "대통령이 어느 한 쪽의 손을 일방적으로 들어주지는 않
을 것"이라며 김 대통령이 당내 화합을 최우선으로 고려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이 의원은 권 전위원의 거취문제에 대해 "당직자는 물론 공직자도 아니
고 2선으로 물러난 사람인데 처리에 한계가 있다"면서 "권 전위원의 마포사무실을
폐쇄하라고 주장하기 전에 최고위원들 계보 사무실부터 없애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항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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