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기 잊은 분양시장, 11∼12월에도 4만여가구 나와
청약과열, 미분양 판매 호조로 물량 확대…건설사 '구세주'로

▲ 지난달 24일 부산 연제구에 삼성물산이 마련한 아파트 견본주택 앞에 시민이 줄을 서 기다리고 있다. 이날 문을 연 견본주택에 방문객들이 대거 몰려 혼잡을 빚었다. 연합뉴스
올해 아파트 청약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연간 분양물량이 11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주택경기 회복 조짐으로 신규 분양 아파트의 청약률이 고공행진을 하고, 분양률도 높아지면서 건설사들이 앞다퉈 신규 분양에 나선 때문이다.
 
특히 내년 청약제도 개편을 앞두고 수요자들도 연내 청약을 서두르는 분위기여서 건설사들이 비수기인 11∼12월에도 건설사들이 새 아파트 분양을 쏟아낼 것으로 보인다.  
 
◇ 2003년 이후 최대 분양…11∼12월에도 4만여가구 나와
 
16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연말까지 분양했거나 분양 예정인 아파트 물량은 총 34만2천여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1월부터 10월까지 실제 분양된 물량과 11∼12월 분양예정 물량 4만3천646가구를 합한 수치로, 2003년(35만6천여가구) 이후 가장 많은 것이다.
 
지난해의 28만2천943가구에 비해서는 4만가구 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지난해보다 1만5천여가구 이상 늘어난 8만9천687가구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물량이 공급됐다. 이어 서울 3만3천387가구, 경남 3만3천158가구, 부산 3만1천794가구, 대구 2만5천631가구, 충북 2만151가구, 경북 1만7천629가구 등의 순이다.  
 
11∼12월에도 아파트 분양은 계속된다. 이달 19일에는 GS건설[006360]과 대림산업[000210]이 위례신도시 A2-2블록에 짓는 '위례 자연&자이e편한세상'의 청약을 시작하고 20일에는 중흥토건이 경기 평택시 소사벌지구 B-9블록에서 '평택 소사벌 중흥S-클래스'를 분양한다.  
 
서울 종로구 교남동 돈의문뉴타운1구역을 재개발하는 '경희궁 자이'도 이달 하순 청약에 들어간다.  
 
올해 아파트 분양 물량이 크게 늘어난 것은 지난해 말부터 분양시장이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건설사들이 공급물량을 대거 확대한 때문이다.
 
특히 신도시와 공공택지 공급 중단, 청약제도 개편을 골자로 한 9·1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공공택지에서 공급되는 아파트의 청약 경쟁률이 수백대 1을 기록하는 등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건설사들이 신규 분양을 최대한 앞당기는 분위기다.
 
대형 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최근 3∼4년간 주택경기 침체로 아파트 공급에 소극적이던 대형 건설사들이 오랜 기간 미뤄던 '재고 사업장'을 중심으로 분양을 재개하고 있다"며 "남아 있는 물량도 최대한 연내에 분양을 끝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 중견건설사의 관계자는 "택지지구의 경우 공급만 하면 수도권·지방을 가리지 않고 청약률이 높게 나오고 계약률도 100%에 육박하면서 흥행 보증수표가 되고 있다"며 "중견 건설사들이 미분양 공공택지를 적극 사들여 분양에 나서는 것도 분양물량이 늘어난 원인중 하나"라고 말했다.
 
◇ 미분양 해소에 '자신감'…건설사 실적 호조로 이어져
 
최근 미분양 아파트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건설사들이 분양성적에 자신감도 붙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5월 이후 소폭 증가세를 보이던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9월 말 기준 4만2천428가구로 8월에 이어 두 달 연속 감소했다.
 
올해 분양물량이 많은 대우건설[047040]은 11월 현재까지 1만3천446가구를 분양했는데 미분양은 6.8%선인 920가구 수준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가장 우려했던 경기도 양주신도시에서 60% 정도가 팔리는 등 선전했고, 김포와 송도신도시에서도 초기 계약률이 90%에 육박하는 등 기대 이상으로 선전했다"며 "잇단 정부 활성화 대책의 영향으로 미분양 부담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GS건설은 올해 6개 단지에서 총 5천873가구(조합원분 제외)를 일반에 공급한 가운데 김포 등지에서 700여가구의 미분양을 남겨놓고 있다.
 
중견 건설사중 가장 많은 물량을 쏟아낸 호반건설은 11월 현재 1만2천500가구를 공급해 98%의 분양률을 기록하고 있다.
 
전북혁신도시 4·5차, 천안 불당1·2차, 송도신도시, 배곧신도시 등 수도권과 지방에서 대거 물량을 쏟아냈지만 대부분 분양에 성공한 것이다.
 
이러한 분양경기 회복은 건설사의 실적 호조로 이어지고 있다.
 
주택사업이 전문인 중소건설사는 물론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국내외 플랜트·토목·건축에 주력해온 대형 건설사조차 "주택사업이 회사를 먹여 살리고 있다"고 평가할 정도다.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던 GS건설과 대우건설은 올해 주택사업에서 양호한 성적을 거두며 흑자전환에 성공한 바 있다.
 
그러나 올해 분양물량 증가와 함께 사업계획승인 인허가 물량도 45만가구를 넘어 50만가구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일각에서는 공급과잉 논란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허윤경 연구위원은 "올해 인허가 물량은 장기주택종합계획상 37만4천가구에 비해 10만가구 가량 많고 작년 인허가 물량(44만가구)보다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공급과잉이 발생하지 않도록 건설사들이 지역에 따라 공급물량을 적절히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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