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방에 대한 추억을 나름대로 간직할 나이는 40대이상일것 같다. 70년대까지만해도 '다방문화의 정취'가 숨쉬었기때문이다. 그시절 다방은 만남의 대표적 장소인데다 그곳에서 보내는 시간이 적지않을정도로 우리생활속에 깊숙이 자리잡았다.

다방은 오랫동안 중장년층한테 정감을 나누는 사랑방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인근다방에 모여앉아 살아가는 얘기와 지역소식을 나누기도했다. 소도시의 경우 '지역유지'들의 단골다방엔 젊은사람 출입이 쉽지않았다. 자칫 아버지나 동네어른들이 터줏대감으로 자리지킨탓이다.

젊은층에게도 한때 최고의 공간일수밖에없었다. 만남과 놀이공간이 다양하지못한 까닭에 다방은 대학생을 포함 젊은이들의 만남 및 토론장소로서 단연 으뜸이었다. 특히 70년대 성행했던 '음악다방'은 젊은층들의 발길을 잡아끌었던 낭만의 공간가운데 하나로 기억된다.

다방이 가장 많았던 시기는 80년대 중반이다. 상업공간성격이 짙어지면서 85년에 우리나라에는 무려 4만8천개소가 영업했던것으로 기록되고있다. 이같은 다방전성기는 90년대를 전후해 시들해졌다. 젊은층 취향을 겨냥한 카페와 레스토랑, 커피전문점이 속속 들어서면서 밀려난 셈이다.

황금기를 누리던 다방의 내리막길에는 관련법개정도 가세했다. 개별적인 다방허가는 없어진 대신 휴게실업이라는 포괄적 허가를 내주면서부터 다방업 고유색깔이 바래기시작했다. 제과점에서 커피를 비롯 차종류를 팔게했으니 그럴만한 일이다. 그렇다고 전통적 다방모습이 완전히 사라진게 아니다.
숫자는 줄었지만 전국적으로 2만여군데가 영업중이라고한다. 재작년 다방업협회가 '다방'간판을 '휴게실'로 바꾼다고해 다방향수을 간직한 사람들이 잠시나마 섭섭해한적이있지만 대부분은 아직도 다방간판을 달고있다. 다만 어느 유행가 가사처럼 '그야말로 옛날식다방'으로 남아있지않은채 상업성에 흠뻑 젖어 사회문제마저 낳는 실정이다.

최근 일부지역에서 대두된 이른바 '티켓다방'문제가 그렇다. 다방이 차를 파는것보다 시간을 파는데, 또 종업원이 업소안보다 업소밖의 장사속에 더욱 비중을 둔다면 더이상 다방일수는 없는 노릇이다. 티켓다방은 농촌보다 도시에서 더 성행한다고 알려지고있다. 당국이 단속시야을 넓혀야할 이유가 여기에도 있다. <백승훈 기획관리실장><<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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