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봉규 제주대 교수·논설위원

   
 
     
 
2014년에 들어오면서 IT분야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단어는 '사물인터넷 (Internet of Things·IoT)'이란 말일 것이다. 다소 생소한 분들을 위하여 '사물인터넷'에 대해 설명해보겠다. 이 단어를처음 사용한 사람은 1999년 미국 MIT대학의 캐빈애시턴이다. 그는 사물인터넷을 "인간과 사물, 서비스 세 가지 분산된 환경요소에 대해 인간의 명시적 개입 없이 협력적 센싱, 네트워킹, 정보처리 등 지능적 관계를 형성하는 사물공간 연결망" 이라고 정의했다. 즉 사물인터넷이란 사물에 센서를 부착해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인터넷으로 주고받는 기술이나 환경을 일컫는다.

물론 지금도 인터넷에 연결된 사물은 주변에서 적잖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사물인터넷이 여는 세상은 이와 다르다. 그 이유는 지금까진 인터넷에 연결된 기기들이 정보를 주고받으려면 인간의 '조작'이 개입돼야 했다.

사물인터넷 시대가 열리면 인터넷에 연결된 기기는 사람의 도움 없이 서로 알아서 정보를 주고받으며 대화를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사물인터넷이 우리 인간의 삶에 어떤 혁명을 가져다줄지 상상해 보자. 출근 전 교통사고로 출근길 도로가 심하게 막힌다는 뉴스가 떴다. 소식을 접한 스마트폰이 알아서 알람을 평소보다 30분 더 일찍 울린다. 또 스마트폰 주인을 깨우기 위해 집안 전등이 일제히 켜지고, 커피포트가 때맞춰 물을 끓인다. 식사를 마친 스마트폰 주인이 집을 나서며 문을 잠그자, 집안의 전기기기가 스스로 꺼진다. 물론, 가스도 안전하게 차단된다. 어쩌면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보던 일이 현실에서도 곧 이뤄지는 '사물인터넷'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우리나라 역시 이런 세계적인 추세를 반영하여 지난 2009년 10월 당시 방송통신위원회는 사물인터넷 분야의 국가 경쟁력 강화 및 서비스 촉진을 위한 '사물지능통신 기반구축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2010년 5월에는 방송통신 10대 미래서비스에 사물지능통신의 주요 분야로 사물인터넷을 선정했고, 이듬해 10월에는 7대 스마트 신산업 육성 전략에 사물인터넷을 포함했다. 박근혜 정부에 들어서는 사물인터넷을 '차세대 육성 산업'으로 선정했다. 2013년 6월 미래창조과학부는 사물인터넷을 인터넷 신산업 분야의 주요 기술로 선정한 '인터넷 신산업 육성 방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러한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내 사물인터넷은 시범 도입 사례나 실행 단계에 이르지 못하고, 거의 대부분 정부 주도의 정책과제로 추진되는 상황이다. 한마디로 표현하면 아직 실용화와는 거리가 먼, 연구 단계일 뿐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에 대한 원인 중 하나가 바로 시범적으로 도입하여 실행 단계를 만들 수 있는 '사물인터넷' 실용화를 위한 테스트베드가 없다는 것이다. 시범적으로 만들어진 것을 직접 생활이나 현장에서 테스트해 봄으로써 그 유용성을 파악할 수 있는 기반이 없다는 것이다.

이런 테스트베드로써 가장 적합한 지역이 제주다. 일정 수준의 인구와 사회가반을 갖추고, 거기에 더하여 IT산업이 활성화되어 있으며, 지역적으로 단일 생활권으로 묶일 수 있는 곳이 최적의 장소인데 우리 제주도가 여기에 가장 적합한 지역이다.

이미 우리는 스마트실증단지 및 전기차 등을 통하여 첨단기술의 테스트 장소로서의 적합성을 입증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여 2015년도에는 제주도가 대한민국 '사물인터넷'의 실용화 및 실행을 위한 테스트베드로써 역할을 할 수 있으면 좋을 듯하다. 이는 우리 제주의 IT산업 육성을 위한 최적의 해결책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