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한살림제주생활협동조합

▲ 한살림제주생활협동조합은 친환경 농산물과 로컬푸드, 그리고 더불어 살아가려는 사람들이 뭉쳐 도내 경제에 협동조합이라는 타이틀로 두각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한살림제주매장. 사진=한살림제주
한살림제주생협 지역 먹을거리·공동체 강조
검사·가격 조정·도민홍보 등 자체 전략 수립
 
창립할 즈음 도내 일부 회사 CEO들은 "3년 안에 망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영리 성격에 생산자·소비자 간의 직거래 구조 등이 '뻔하다'는 생각에서다. 하지만 6년이 지난 2014년 4700여세대의 조합원이 가입해 도내에서 '협동조합'이라는 타이틀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친환경 농산물과 로컬푸드, 그리고 더불어 살아가려는 사람들이 뭉친 한살림제주생활협동조합(대표 김순선·이하 한살림제주)이다.

한살림제주는 '하나의 살림' '큰 살림' '생명을 살림' 이라는 '살림 철학'으로 2008년 450여명의 조합원들의 의지로 창립됐다.

'살림 철학'은 지역에서 생산된 것을 지역에서 소비하자는 '로컬푸드', 지역공동체의 부활로 더욱 구체화됐고 1차 산업이 중심을 이루면서 공동체정신이 남아 있는 제주에서 호응을 얻기 시작했다.

현재 도내에서 운영되고 있는 곳은 제주시 이도매장·노형매장과 서귀포 동홍매장 등이다. 이곳에서 생산자 조합원과 소비자 조합원들이 먹을거리를 거래한다.

생산자는 1·2차 유통과정에서 발생하는 유통비를 줄이면서 소득을 얻게 되고 소비자는 안전한 식재료를 보장받는다. 로컬푸드의 긍정적인 효과는 어느 매장 못지 않게 한살림제주도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조합원들간의 이뤄지는 거래 때문에 비조합원인 도민들로부터 오해를 사기도 한다.

강순원 한살림제주 상무에 따르면 소비자생활협동조합법으로 조합원이 되기 위해서는 출자금과 가입비가 필요하며 비조합원은 식재료 거래를 할 수 없다.

하지만 그만큼 한살림제주에서 거래되는 식재료들은 더욱 까다로운 검정을 받을 수 밖에 없고 소비자들은 안심하게 된다.

또 안전한 먹을거리에 대한 관심은 웰빙문화의 흐름 속 폭우·태풍의 재해, 조류독감 등의 질병이 식재료에 영향을 미치면서 더욱 높아졌다.

강 상무는 "생산자 조합원들간에 점검·관리가 이뤄지고 소비자 조합원들이 산지를 방문하는 등의 점검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결과는 매월 열리는 전국단위 위원회에서 조합원들에게 보고된다"고 말했다.

▲ 한살림제주의 토요매장. 사진=한살림제주
농약 등 화학비료를 쓰지 않는 친환경 농산물이 비싸다는 인식은 이미 만연한 상태다. 또 지난 2012년 협동조합기준법이 적용된 이후로 '협동조합 붐' 속 한살림제주도 나름의 전략도 필요한 상황이다.

한살림제주의 식재료 가격은 시장가격이 적용되지 않고 생산자·소비자 조합원간의 회의에서 결정된다.

생산되는 농산물 양에 따라 서로 이해를 구하고 가격이 결정되다 보니 조합 식재료 가격이 오르면 시장 가격이 낮고 시장 가격이 높으면 반대로 조합 가격이 낮아지는 현상이 언론에서 소개된 적도 있다.

비영리를 추구해야 하는 상황에서 모든 조합원들이 만족하는 결과를 얻도록 노력할 수 밖에 없다는 게 강 상무의 설명이다. 이를 위해 지역공동체 회복을 목적으로 한 '살림 철학'을 고수하되 홍보를 목적으로 한 장터도 매주 토요일 이도매장에서 열고 있다.

강 상무는 "지역공동체 활성화를 기반으로 한 로컬푸드 운영은 변함없을 것"이라며 "한살림제주는 지역의 생활과 경제를 바꾸는 대안모델이 될 것"이라고 의지를 밝혔다.  김영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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