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안 본회의 자동부의제 시행 첫해 '시금석' 주목

▲ 새해 예산안 심사시한이 1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예산안 자동부의제에 따라 이달 말까지 합의안이 도출되지 않으면 내달 1일 국회 본회의에 정부안이 자동으로 오른다. 홍문표 예결위원장(가운데)과 새누리당 간사인 이학재(왼쪽), 새정치민주연합 간사인 이춘석 의원이 지난 21일 예산조정소위에서 협력을 다짐하는 의미로 손을 맞잡았다. 연합뉴스
여야가 새해 예산안 심사를 두고 막판 신경전을 벌이는 가운데 23일로 심사 시한을 일주일 남겨두고 있다.
 
올해부터는 개정 국회법(일명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예산안 자동 부의제가 시행돼 이달 말까지 합의안이 도출되지 않으면 내달 1일 정부안이 본회의에 자동 부의된다. 
 
새누리당은 예산안 자동 부의제 시행 원년을 맞아 올해는 예산안 법정 처리시한인 12월2일까지 반드시 통과시키겠다는 입장이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를 '날치기' 시도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어 최종 처리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개정 국회법은 여야가 합의안 도출에 실패해 기한 내에 예산안 심사를 마치지 못하면 그 다음날(12월1일) 자동으로 예산안이 본회의에 부의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본회의에 넘겨지게 되면 언제든 안건으로 상정해 처리가 가능하다.
 
이 경우 원안 처리에 반대하는 새정치연합으로선 국회법에 규정된 '무제한 토론'을 신청해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방해)를 할 수 있다.
 
국회법은 본회의에 부의된 안건에 대해 재적 의원 3분의 1 이상이 요구서를 제출하면 무제한 토론을 할 수 있게 규정하고 있다. 다만 예산안에 대한 토론은 그 시한이 12월1일 자정으로 제한돼 있다. 
 
새누리당은 합의안 마련에 실패하면 처리 시한인 12월2일 여당 자체 수정안을 본회의에 올려 통과시키겠다고 공언한 만큼 2일 본회의엔 정부안과 새누리당의 수정안이 함께 상정될 것으로 보인다. 야당도 자체 수정안을 낼 수는 있지만 새누리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한 상황에서는 사실상 의미가 없다.
 
그러나 이처럼 새누리당이 밀어붙이기식으로 예산안을 통과시키면 여야가 극한 대립으로 치달으면서 민생 입법 처리 등이 올스톱할 가능성이 크다. 공무원연금 개혁안이나 경제활성화법 등을 하루빨리 처리해야 하는 새누리당으로선 정치적 부담이 커지는 셈이다.  
 
안규백 원내수석부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새누리당이 단독 통과시킨다면 이후 국회 일정이 평탄치 않을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정치가 끝나는 것"이라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물론 여야 합의가 전제된다면 12월1일 정부안을 자동 부의하지 않고 시한을 연장할 수 있다. 국회법 예산안 자동 부의 규정에 '의장이 각 교섭단체 대표의원과 합의한 경우 그러하지 아니한다'라는 단서가 붙어 있기 때문이다.
 
새정치연합은 이 조항을 근거로 정기국회가 끝나는 12월9일까지는 처리를 연기할 수 있다며 새누리당의 단독 강행을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새누리당 원내지도부에서 "시한 연장을 합의해줄 의사가 전혀 없다"고 못박아 현실성은 장담할 수 없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이달 말까지 여야가 합의안을 마련해 12월2일 통과시키는 것이다. 
 
현재 걸림돌인 누리과정 예산이나 '사자방(4대강·자원외교·방위사업)' 관련 예산, 박근혜 대통령의 역점 사업인 창조경제 예산 등에서 여야가 한발씩 양보해 접점을 찾으면 촉박하긴 하나 기한 내에 예산안을 통과시킬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에 따라 정치권에서는 오는 25일 열리는 여야 원내대표 간 주례회동에서 양측이 어떻게든 문제 해결책을 찾지 않겠느냐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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