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정책 유연성·안정성 미흡"

우리나라 노인인구의 경제활동 참가는 선진국보다 2배 이상 높은 반면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평균을 한참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5일 '고용선진국과 한국의 노동시장 지표 및 유연안정성 비교' 보고서를 통해 정부가 고용률 제고를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으면서도 노동시장 정책은 유연성을 떨어뜨리고 안정성 개선효과도 미흡한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우리나라를 인구 1천만명, 고용률 70% 이상인 미국, 독일, 일본, 캐나다, 영국, 호주, 네덜란드 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7개 회원국과 비교해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  
 
 우리나라는 생산가능인구(3천50만명), 경제활동인구(2천370만명), 취업자 수(2천290만명) 면에서 고용선진국들의 평균(6천81만명, 4천542만명, 4천228만명)보다 떨어지는 '노동력 총량 부족' 상태이다.
 
이런 상황에서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낮은 점은 노동력 부족을 부추긴다. 25∼54세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은 62.8%로 OECD 고용선진국 평균 76.2%와 13.4% 포인트 차이를 보였다.  
 
같은 연령대의 여성 고용률도 61.2%로 고용선진국의 71.7%보다 10.5%포인트 낮았다. 이에 반해 남성의 경우 경제활동 참가율은 90.7%로 고용선진국 평균 91.2%와 거의 유사하고 고용률은 87.8%로 오히려 고용선진국 평균 85.8%보다도 높았다.  
 
우리나라 여성의 경제활동률이 낮은 점에 대해 한경연은 "출산·육아기를 기점으로 하락하는 M자형 생애주기 패턴 때문"이라며 "여성의 경력단절 방지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특히 여성 단시간근로자의 경우 우리나라는 15.0%로 고용선진국의 28.2%에 비해 13.2%포인트 낮았다. 이는 출산·육아기 여성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반면 65세 이상 남녀 경제활동참가율은 2012년을 기준으로 각각 41.6%, 23.0%로 이들 고용선진국의 평균 19.5%, 10.5%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65세 이상 남녀고용률도 각각 40.7%, 22.6%로, 고용선진국 평균 18.6%, 10.2%에 비해 2배 이상 높았다. 
 
생계를 위해 일자리를 찾는 노인들이 늘어나고 청년들은 질 낮은 일자리를 기피하는 현상이 맞물린 결과다.  
 
한경연은 "소득취약 노인가구가 증가하면서 고령층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높아진 상황"이라며 "생계를 위해 일자리를 찾는 고령층을 대상으로 선별적 복지를 확대하고 맞춤형 일자리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1998∼2013년 사이 15년간 노동시장 유연성 추이를 분석한 결과 유연성 지수는 1998년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2013년에 OECD 22개국 중 프랑스, 그리스 다음으로 경직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안정성 개선을 위해 비정규직 보호법 등을 시행했지만 '풍선효과'로 시간제 일자리 같은 비정규직 고용안정성이 떨어지는 등 안정성도 OECD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변양규 한경연 거시정책연구실장은 "1998년 우리보다 노동시장이 경직적이었던 남유럽 국가들도 최근엔 노동시장 유연성과 안정성이 모두 개선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앞으로 노동력 사용에 대한 직접적 규제를 철폐하고 불합리한 차별을 금지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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