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통합에만 급급한 하나지주 김정태 회장 외면에 외환은행 노·사 대화국면 냉각
'하나금융 양보가 대화성사 여부 결정할 것'

하나금융지주의 대화 태도에 진정성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하나지주와 외환은행 노조 측은 첨예한 대립각을 세워왔다. 하지만, 노조 측에서 '조기통합에 대해서도 논의하겠다.'고 한 발 양보하며 어렵게 대화가 성사될 수 있었다. 하지만, 하나금융지주 김정태 회장은 상견례 시작 30분 만에 대화를 거부하며 자리를 떠났다. 은행의 미래를 위해 논의하는 자리에서 이는 지주로서 적절치 못한 행동이다. 어렵게 성사된 '첫 상견례'의 의미를 퇴색시켰기 때문이다. 상견례 파행 이후 하나지주와 외환은행 노조 측의 별다른 대화 전진은 없는 상태다. 양 측의 대화국면은 완전한 답보상태에 빠져있다.
 
한 금융계 종사자는 "외환은행 갈등이 깊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어려운 상황에서 성사된 지주와 노조 측의 첫 상견례를, 지주가 직접 파행시켰다는 점이 이해되지 않는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지주로서 대화와 합의를 위해 노력해야하는 책임감이 결여된 행동이라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하나금융지주가 대화를 위한 노력보다는, 스스로 발표한 '통합 기일'을 맞추기 위해 급급해 보인다." 라는 평을 덧붙였다.
 
이처럼 양측의 만남이 성사되기까지의 고충을 이해했다면, 하나지주가 경솔하게 자리를 떠날 수 있었을까?
 
김 회장이 노조 측과의 대화를 외면하는 사이, 사측에서 '조기통합 동의서'를 강요한 사실이 드러나며 양 측의 대화국면은 점점 얼어붙고 있다. 대화에 대한 부분을 외환은행 사측에 일임하겠다는 김 회장의 안일한 판단이 불러온 결과다.
 
외환은행 노조 관계자는 "노조에서 한 발 다가가면, 사측에서도 한 발 다가와야 대화가 성사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양보하면 할수록 사측은 한 발씩 뒤로 물러서는 분위기다. 앞으로의 대화의 성사여부는 사측의 태도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라고 의견을 밝혔다.
 
김 회장이 IT통합 시일을 맞추기 위해 급급한 동안, 외환은행 노·사 대화단절이 심화되고 있다. 지주로서의 책임감을 가지고 공정한 대화를 성사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한 때다. 어렵게 마련된 만남까지 파행시키려는 태도는 분명 문제가 있다. 노력 없이 되풀이되는 '대화노력'은 변명이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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