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는 예로부터 나눔문화가 생활화돼 왔다. 지금도 이웃을 배려하고 나눔을 실천하는 선행을 도내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사회복지시설이나 단체를 후원할 대기업은 없지만 중소기업이나 개인이 기부하는 온정이 오히려 대기업 후원보다도 크고 값지다.

대표적인 사례가 제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추진하는 착한가게 캠페인이다. 착한가게는 중소규모의 자영업에 종사하며 매출액의 일정액을 기부하는 나눔 실천 업체를 말한다. 제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2008년부터 나눔사업의 일환으로 이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다. 2009년까지만 해도 착한가게는 104곳에 불과했지만 해를 거듭하면서 캠페인 참여업체가 급증하게 됐다.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이웃에게 희망을 전해주기 위한 착한가게 캠페인 참여 열기는 지금까지도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최근 착한가게 가입업체가 950곳을 넘어섰으며, 조만간 1000곳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도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캠페인이 추진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하겠다.

이처럼 착한가게 캠페인을 통한 모금액도 연간 수억원에 이르고 있다. 2009년 4934만원이었던 모금액은 지난해 2억4839만원으로 5배 이상 늘었고, 머지않아 3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렇게 모인 성금은 다양한 나눔사업을 통해 어려운 이웃에게 배분되고 있다. 도민사회에서 이웃을 생각하는 배려의 정신이 뿌리를 내렸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최근 도민의 기대 속에서 출범한 민선6기 제주도정과 도의회의 관계를 보면 배려는 커녕 적대적인 관계로 나아가는 것 같아 실망감이 크다. 서로의 속사정을 살피고 대화를 나누다보면 쉽게 풀릴 수 있는 문제까지 갈등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민선6기 도정의 상징인 협치정책마저 삐걱거리고 있다. 정책자문료 과다 계상에 따른 협치위원회 편법 운영의혹과 옥상옥 논란 등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대화가 없고 배려하는 마음이 없다보니 상황만 악화되는 형국이다. 도민들은 갈등 없이 화합하는 사회를 바라고 있다. 협치가 추구하는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 도민의 입장에서 생각해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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