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당무회의서 입장표명,대권도전 급류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10.25 재보선패배 이후의 민주당 내분사태와 관련, 8일 소집되는 당무회의에서 당 총재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고위관계자는 "김 대통령이 7일 청와대 간담회에서 총재의 `책임" 문제를 거론한 것은 중대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면서 "김 대통령은 총재직을 이양, 앞으로 당무에서 손떼고 국정에 전념하겠다는 뜻을 표명할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에따라 민주당은 당분간 총재권한대행이 이끄는 비상 과도체제로 운영될 것으로 보이며, 후임총재 선출 등을 위한 조기 전당대회 소집 논의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당헌에 따르면 총재가 궐위된 때에는 2개월 이내에 후임자를 선출하되,잔여임기가 6개월 미만인 때에는 당무위원회에서 선출할 수 있도록 했으며, 궐위시에는 대표최고위원이 그 권한을 대행하도록 돼 있다.

특히 김 대통령이 총재직을 이양할 경우 내년 대선후보의 선출도 앞당겨질 가능성이 커져 여권의 정치일정이 급류를 탈 것으로 보인다.

김 대통령은 8일 오후 열리는 당무회의에 앞서 유선호(柳宣浩) 청와대정무수석을 통해 최근의 당 내분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공식 통보할 예정이다.

김 대통령은 또 인적쇄신 요구에 대해 당의 의견을 충분히 들은 만큼 여러 상황을 종합판단해 결정하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힐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통령이 총재직을 사퇴할 경우 명예총재로 추대되거나 평당원으로 남게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김 대통령은 7일 청와대에서 열린 `지도부 간담회"에서 "최고위원들이 건의한 사항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총재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그 책임을 어떻게 질지 고민하고 있다"면서 "오늘밤 결단을 내려 내일 당무회의에서 모든 문제에 대해대통령, 총재로서 분명히 밝히겠다"고 말했다고 전용학(田溶鶴) 당 대변인이 전했다.

김 대통령은 이어 "여러분도 서로 동지로서 아끼고 선의의 경쟁을 통해 정권재창출에 노력해달라"며 "총재로서 직분을 다하지 못한 데 대해 깊이 책임을 느끼고 내일 입장을 발표할 테니 그 결과에 대해 많은 성원과 지원을 보내주면 고맙겠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또 "내가 기대감을 갖고 최고위원제도를 도입했으나 솔직히 미흡한 점이 있다"면서 최고위원들의 역할에 대해서도 실망감을 표시하면서 당 지도체제 변경을 시사했다.

한광옥(韓光玉) 대표는 이날밤 기자들과 만나 "김 대통령이 당무회의를 소집한 것은 무엇을 논의하자는 게 아니라 자신의 입장을 발표하기 위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서울=연합뉴스) 윤동영 정재용기자

한편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8일 열리는 민주당 당무회의에서 총재직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이상주(李相周) 청와대 비서실장이 밝혔다.
이 수석은 이날 오전 박지원(朴智元) 청와대 정책수석의 사표수리 사실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박 수석은 어제 저녁 김 대통령께서 총재직을 사퇴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비서실장을 통해 사표를 제출했다"고 말했다.(서울=연합뉴스)정재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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