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진 한의사·제민일보 한의학자문위원

   
 
     
 
옛날 중국 사람들은 손가락을 코에 대고 자기 자신을 가리켰다고 한다. '코'를 나타내는 한자는 초기의 '스스로 自(자)'에서 후기의 '卑(비)'자가 합쳐진 '코 鼻(비)'자가 만들어진다. 코는 사람의 얼굴의 중심이자 주인공이다. 코끝으로 비장을 보고, 콧망울로 위장의 건강상태를 본다. 비위가 좋은 사람은 재물 축적능력과 밀접하다. 따라서 옛말에 귀 잘생긴 거지는 있어도 코 잘생긴 거지는 없다는 말도 있다.

코는 단순히 공기가 폐 속으로 들어가는 연결통로가 아니라, 온도와 습도조절에 중요한 기관이다. 여름철 차가운 음식과 에어컨 공기에 자주 노출되면 코 혈관이 보일러 역할을 못 한다. 이는 냉성비염을 유발한다. 호흡기 혈액순환 저하로 코 점막이 창백해지고 저온에 노출 시 맑은 콧물 및 시큰한 자극감을 주 증상으로 하며, 소화기능의 저하와 신진 대사저하를 동반하기도 한다.

또한 촉촉한 점액이 1.2ℓ씩 분비되어야 하는데, 건조한 실내 생활을 하거나 좋지 못한 식습관으로 인한 소화기의 열 상승,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한 뇌 과열이 많다 보면 점액이 마르고 코가 건조해진다. 이는 열성비염과 밀접하며 주로 코막힘, 코피, 코딱지, 두통 등의 증상을 보인다.

'촉촉한 코'와 '따뜻한 코'를 위한 일상의 실천법은 무엇이 있을까.

동의보감에서는 '늘 가운데 손가락으로 콧마루 양쪽을 20~30번씩 문질러서 코 안팎에 모두 열이 나게 한다. 이를테면 얼굴의 가운데 큰 산인 코에 물을 대어 폐를 촉촉하게 하는 것이다'.

주전자에 쑥을 넣어 물을 끓인 다음 코로 증기를 마시면 폐의 온기(溫氣)를 회복하며 재채기와 맑은 콧물을 줄일 수 있다. 또한 꿀과 함께 생강, 대추, 총백(흰 파뿌리)을 넣고 끓인 차는 속을 풀어주며 막힌 코를 뚫어주는데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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