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위원 사표수리---한광옥 대표체제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8일 10.25 재.보선 패배 이후의 민주당 내분사태와 관련, 국정에 전념하기 위해 민주당 총재직을 사퇴하고 평의원으로 백의종군하겠다고 선언했다.

김 대통령은 이날 오후 민주당 당무회의에 메시지를 보내 "지난 10월 25일 행해진 3개 지구에서의 보궐선거에 대한 패배와 그 후 일어나고 있는 당내의 불안정한사태에 대해서 매우 가슴 아프게 생각하고 또한 여러분(당무위원)께 미안하게 생각하며 국민에도 큰 심려를 끼쳐 죄송하게 생각한다"면서 "그동안 심사숙고한 끝에 당 총재직을 사퇴하고자 결심했음을 여러분께 알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김 대통령은 총재직 사퇴이유에 대해 "무엇보다도 보궐선거에서의 패배로 당의 국민적 신임을 저하시키고 우리 당원 동지들과 지지자들에게 실망을 준 데 대한 책임감을 통감했기 때문"이라면서 "최고위원과 당직자들이 사의를 표시한 마당에 당의최고책임자인 제가 솔선해서 책임을 지는 것이 마땅하다고 믿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또 "9월 11일 미국의 테러사태 이후 전개된 초긴장의 국제정세와 경제의 악화에 대처하는데 오로지 있는 힘을 다하여 노력하기 위해서"라면서 "동시에 내년에 있을 월드컵과 부산 아시안게임 그리고 지방선거와 대통령선거 등 국가적인 중요한 행사에 대해서 행정부 수반으로서 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는데 전념하고자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대통령은 "최고위원들이 제출한 사퇴서 중 한광옥(韓光玉) 대표최고위원을 제외한 전원의 사퇴서를 수리하기로 했다"면서 "대표최고위원은 당헌에 의해 총재의 권한을 대행해야 하기 때문에 그 사표를 수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밖에 김 대통령은 원내총무를 제외한 민주당 당직자 전원의 사표도 수리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김 대통령은 "총재 이하 중요 당직자들이 최근의 사태에 대해 정치적.도의적 책임을 지고 전면적으로 사퇴함으로써 당이 인적으로 크게 쇄신할 기회를 갖기 바란다"면서 "당무위원회의 결의 하에 내년에 있을 전당대회를 포함한 제반 일정과 여타 중요 당무를 성공적으로 처리할 비상기구를 구성해서 정권 재창출의 기틀을 마련하기를 충심으로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김 대통령은 "이제 평당원으로서 백의종군하게 됐다"면서 "그러나 당에 대한 애당심과 충성심은 조금도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서울=연합뉴스) 정재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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