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신 제주지방기상청장

우리나라는 섬이 3000여개가  넘고, 연안 및 도서 지역에 1200만명이 넘게 살고 있다. 또한 해상물류는 수출입물동량의 99%를 차지할 정도로 해양은 우리의 삶에 있어 너무나 소중한 환경이다. 특히 대륙과 해양을 연결하는 해상교통의 요충지고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며 세계적인 관광지로 자리 잡은 제주도는 이제 동북아 해양시대의 글로벌 거점지역으로 부각되고 있다. 

또한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태풍의 길목에 위치해 우리나라 어느 지역보다도 날씨가 중요할 뿐만 아니라 도민의 경제활동과 직결돼 있는 수산업, 해양관광·레저 등의 고부가가치 산업 또한 해상 날씨의 변화에 크게 좌우된다.

최근 선진국은 해양 기상정보 활용도 제고를 위해 해양산업 분야에 특화된 기상정보를 개발해 서비스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미국은  NOAA(National Oceanic and Atmospheric Administration : 국립해양대기청)가 중심이 돼 기상정보를 민간에 제공하고, 산업을 육성하는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유럽과 일본도 기상정보를 선박운항에 활용해 안전항해와 연료절감에 기여하는 친환경적 운항시스템을 구축해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

한국은 조선 및 해운·물류 분야에서 대기업 중심으로 기상 정보를 기업 경영에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SK해운㈜은 기상과 해상 정보를 선박운항에 활용하는 기상정보시스템 '폴라리스(Polaris)'를 통해 안전항해와 66%의 유류절감 효과를 얻었다.

현대중공업의 스마트쉽 2.0도 같은 목적으로 운영한다고 한다. 그러므로 해양 분야의 기상정보 활용도를 높이고 해양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해양 분야에서 필요한 기상 수요를 파악하고 수요자와 현장 중심의 맞춤형 해양기상정보시스템을 체계화 하는 등 기상정보 가치 창출을 위한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

제주기상청은 이런 흐름에 발맞춰 선박, 도서주민, 산업·레저 등 실수요자 중심의 다양한 해양기상서비스를 발굴해 제공하는 노력을 다하고 있다. 

우선 도서민과 해양관광객들에게 연안 해상 교통기상정보, 해상관광·레저 활동 등을 지원하기 위한 맞춤형 기상정보를 매일 제공하고 있다. 

또한 한·중·일 교류 활성화로 증가된 해상교역과 원해어업을 위해 동중국해와 규슈해를 대상으로 원해 기상예보를 지원하고 있다. 

이와 함께 양자강 저염분수 이동예측 정보, 해수면 온도 등의 수산업 지원을 위한 해양기후정보도 제공하고 있다. 

특히 12월 중순부터는 해상활동이 빈번한 남해서부먼바다를 풍계에 따라 해양기상특성이 달리 나타나는 서쪽과 동쪽으로 구분해 해양기상정보를 제공함으로써 해상활동이 더욱 활발해 질 것으로 기대된다.

장기적으로 한·중·일 3국의 경제협력이 활발히 이뤄지면 동북아 해역을 통한 교역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이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해양기상 감시능력을 확보하고, 북서태평양을 포함한 우리 삶의 터전이 되는 해양에 대한 기상예측정보 지원 확대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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