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금강산을 향해 출발한 제6차 장관급회담 남측 대표단이 오는 12일 귀환하면서 가져올 선물 보따리에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회담전망은 불투명하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남북한이 10여차례의 전화통지문을 주고받는 힘겨루기 끝에 어렵사리 성사된 이번 장관급 회담은 양측이 고위급 대화의 채널을 가동, 회담을 계속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단 만족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특히 북한이 지난 달 12일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 담화를 통해 양측이 이미 합의한 제4차 이산가족 방문단 교환 일정 등을 일방적으로 연기하면서 야기된 남북간의 경색국면은 이번 금강산 6차 회담으로 쉽게 풀릴 것 같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즉 미 국내에서의 테러사건 발생후 남측이 취한 비상경계 테세 돌입에 대해 북한이 보이고 있는 대응이 과민반응이라는 우리측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북측은 체제의 특성상 이 기존 입장을 선뜻 철회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북한은 최근 남측의 비상 경계태세를 들어 비난한데 이어 일부 사회단체를 내세워 남한내 보수층을 자극하는 국가보안법 폐지 주장을 다시 들고 나와 남측 당국에 직격탄을 쏟아내는 등 오히려 경화된 자세마저 보이고 있다.

남측 또한 국민 감정과 연관된 이산가족 상봉을 북측이 예정된 날짜를 불과 4일 앞두고 갑자기 연기함에 따라 여론의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처럼 객관적으로 여러 가지 어려운 상황에서 열리는 6차 장관급회담은 남북이 테러 사태에 대한 상호 인식을 교환하는 가운데 공통의 접점을 모색할 여지가 있는지를 탐색하고, 이를 바탕으로 향후 남북관계 진전의 추진력을 살려가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따라서 남측이 강력히 희망하고 있는 홍순영(洪淳瑛) 수석대표의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 면담추진이 성사된다면 남북관계 진전의 새로운 활로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지만 면담 성사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이다.

만약 홍 수석대표와 김 위원장간의 면담이 이뤄질 경우 현재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 인식을 상호 확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남북간 주요 현안인 그의 서울 답방문제 등을 타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북측이 희망하고 있는 남측의 식량지원 문제도 이번 회담에서 타결을 기대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통일부의 관계자가 이미 이산가족 상봉 문제와 대북식량지원 문제를 연계할 것임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남측은 내부적으로 북한에 쌀 30만t 차관과 옥수수 10만t 세계식량계획(WFP) 기여 등을 검토해왔다.(서울=연합뉴스) 주용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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