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이후 무관세 적용, 최근 수입량 증가
본격 출하 시기 맞물리는 등 시장 압력 우려

한·베트남FTA 타결로 인한 제주 1차 산업 위기가 사실상 시작됐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미 지난 2010년부터 무관세로 시장에 진입한 베트남산 당근이 매년 물량을 확대하며 제주 당근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구좌농협(조합장 부인하) 등에 따르면 올들어 10월까지 국내에 반입된 베트남산 신선당근은 4660t(농림축산검역본부 식물검역통계)으로 연말 반입 물량까지 더하면 2010~2013년 연평균 수입량(47t)의 100배를 훌쩍 넘어설 것으로 추산됐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많은 물량이 수입될 것으로 전망되는 등 국내 당근 시장에 새로운 변수로 부각됐다.
 
베트남산 신선당근은 10㎏ 한 상자에 6000~7000원 선으로 8000원대인 국내산과 중국산 당근에 비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상황이다. 최근 중국산 당근 수입량이 줄어든 배경으로도 국내산 당근 가격 하락과 베트남산 점유율 확대가 꼽히고 있다.
 
이들 추세는 제주산 당근 처리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과잉 생산으로 처리난에 봉착한 제주산 당근 가격 지지를 위해 농협중앙회제주지역본부와 구좌농협이 지난 7일 가락시장 주요 도매 법인과 정가수의매매계약을 체결했지만 가격은 지난해에 비해 하향조정(10㎏ 특1박스 7000원·상품 6000원)됐다.
 
국내산을 우선해 처리하기로 했지만 1월말 이후 수입이 집중되는 베트남산의 공세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구좌농협 관계자는 "농가들 입장에서는 마땅한 대체작목이 없어 반복적으로 당근을 재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품목을 바꾼다고 하더라도 타 월동작목에 영향을 주게 되는 등 어려움이 크다"고 말했다. 고 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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