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능시험이 어렵게 출제돼 지난해보다 평균 30~50점 이상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험생들이 가채점 도중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김영학 기자>
200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어렵게 출제돼 도내 고등학교 3학년 교실이 수험생의 성적을 예측하지 못하는 등 큰 혼란을 겪고 있다. 지난해에는 수험생들이 자신의 응시원서 뒷면에 답안을 따로 기록, 시험후 가채점을 통해 정답과 비교했지만 올해는 문제풀이에도 시간이 부족해 원서에 옮기는 일은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8일 제주·서귀포시내 주요 인문계 고교는 오전수업을 실시, 수험생을 대상으로 가채점을 실시했다.

가채점 결과 수험생 성적은 ‘고득점 인플레’를 보였던 지난해와 달리 상위권은 10∼15점, 중·하위권은 30∼50점이상 하락한 것으로 진학담당교사들은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고3교실은 급격한 성적하락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수험생들의 침울한 분위기가 이어졌고, 교사들은 수험생들을 진정시키느라 곤욕을 치렀다.

J여고의 경우 수험생 절반이 등교를 하지 않았고, 등교한 학생들 마저 성적 때문에 울음을 터뜨려 가채점을 9일로 연기했다.

C고는 2교시까지 학생들이 등교하지 않아 교사들이 전화로 등교를 재촉한 끝에 4교시에야 겨우 가채점이 이뤄질 정도였다.

특히 일부 상위권과 중위권 이하 학생들은 시험시간이 부족해 ‘찍기’로 답을 표시, 가채점 결과의 신뢰성이 불확실하다고 교사들은 지적하고 있다.

한 진학담당 교사는 “진학지도 보다도 수험생들이 점수하락 충격에서 벗어나 논술·면접 등 정시모집에 준비할 수 있도록 분위기 수습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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