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DJ내각"- 당적보유 장관 교체 불가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민주당 총재직 사퇴는 내각에도 직접적인 파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김 대통령은 정기국회가 끝나는 연말이나 내년초에 전면적인 개각을 단행, 내각의 면모를 일신할 것으로 관측된다.

여권 고위관계자는 9일 "김 대통령은 남은 임기동안 경제회복 등 국가적 과제수행에 매진하기 위해 여당 총재직을 사퇴한 것으로 안다"면서 "내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정기국회가 끝나고 나면 개각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이 여당 총재직까지 버리고 국정에 전념하기로 한 만큼 빠르면 연말로 예상되는 개각은 대폭적인 개각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특히 이번 개각은 `DJP 공조" 파기로 인해 김 대통령이 집권후 처음으로 어느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내각을 구성한다는 `첫 DJ내각"이라는 성격도 지니게 된다.

우선 현역의원이나 민주당 당적을 갖고 있는 장관들의 거취가 주목된다.

현재 입각해 있는 민주당 현역의원은 김원길(金元吉) 보건복지, 장재식(張在植)산업자원, 김영환(金榮煥) 과학기술장관 등이며, 이근식(李根植) 행정자치, 한명숙 (韓明淑) 여성부장관 등은 당적을 갖고 있다.

김 대통령이 민주당 총재직을 사퇴했지만 아직 당적은 보유하고 있는 만큼 당적을 갖고 있는 장관들이 모두 교체되지는 않겠지만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교체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들 가운데 일부는 내년 지방선거에 시.도지사 후보로 차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 민주당, 자민련, 민국당간 3당 정책연합이 가동됐을 당시 민국당 몫으로 입각했던 한승수(韓昇洙) 외교통상장관의 거취도 관심을 모으고 있으나 유엔총회 의장을 맡고 있다는 점이 변수다.

진념(陳稔) 경제부총리를 중심으로 한 경제팀의 대폭적인 물갈이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특히 관심을 모으는 부분은 이한동(李漢東) 총리의 거취.
이 총리의 경우 DJP 공조붕괴 직후부터 당 쪽에서 줄곧 교체론을 제기해온 점과 대선과의 관련성 등을 고려할 때 교체가 유력하다는 게 여권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차기 내각의 성격은 각계의 명망가, 전문가 등이 대거 포진하는 `탈정치" 성향의 중립형 내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김 대통령이 야당측이 요구하고 있는 거국중립내각을 구성할 것이라는 관측도 일부 제기되고 있으나 거국중립내각은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여야 각 당의 대선후보가 확정되지도 않았는데 거국중립내각을 거론하는 것 자체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김 대통령은 다음 개각에서 경제팀과 일부 정치인 출신장관을 교체할 가능성이 있으나 야당측이 요구하는 인사를 각료로 발탁하는 등의 거국중립내각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면서 "대선관리를 위한 중립내각은 대선이 임박한 시점에서나 검토할 문제"라고 말했다.(서울=연합뉴스) 정재용기자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