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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색한 서울말씨에도
'육지' 이장 배려 가득"
[다시 뛰는 4060] 20. 한홍수 애월읍 소길리 이장
한 권 기자
입력 2014-12-26 (금) 18:19:53 | 승인 2014-12-26 (금) 18:24:08 | 최종수정 2014-12-26 (금) 19:32:39
   
 
  ▲ 13년전 제주에 정착한 한홍수 소길리 이장은 성실함을 인정받아 마을 일꾼으로 인생 2막을 일궈나가고 있다. 한 권 기자  
 
사업 실패로 제주에 정착
성실함 인정받아 이장 활동
"궂은 일 도맡는 마을 일꾼"

"이장님 오셨어요. 이장님 식사하셨어요"

이른 아침부터 마을 순찰을 하는 한홍수 애월읍 소길리 이장(60)에게 어르신들이 건네는 인사말에는 어딘가 모르게 어색함이 묻어 난다. 

구수한 사투리가 나올 법도 하지만 어떻게서든 말끝에 '요'자를 넣으려는 노력은 주민으로서나 이장으로서 인정하는 일종의 배려나 다름없다.

지역에서 남성으로는 처음으로 외지인 이장을 둔 덕분에 소길리 어르신들은 '사투리'와 '서울말', 이렇게 2개 국어를 구사하는 실력을 갖추게 됐다.

경기도가 고향인 한 이장이 13년 전 제주에 정착하기 까지는 많은 우여곡절이 따랐다. 

2000년 초 서울에서 자동차정비센터를 운영하던 한 이장은 예기치 못한 화재로 큰 손실을 입게 되면서 결국 정신적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해 쓰러졌다.

다행히 빨리 몸상태를 회복했지만 그래도 예전같지 않아 모든 것을 정리하고 공기좋은 제주에서 전원생활을 택했다.

그렇다고 귀촌생활이 쉬운 것만은 아니었다. 아내와의 나이 차이로 불륜으로 오해를 받는가 하면 외지인에 대한 텃세와 서러움으로 2년 만에 다시 짐을 싸야만 했다.

전세기간이 맞지 않아 잠시 머물 곳을 찾다 소길리 마을에 들어선 것이 인연의 시작이다. 한적한 곳에 있는 노부부의 집을 사 보금자리를 꾸몄다.

아침 일찍 일어나 집 앞 쓰레기를 줍고 마당 잔디를 깎던 일은 마을 구석구석을 돌아보게 됐고, 터득한 기술은 마을 혼자사는 어르신들의 집 수리 봉사로 이어졌다.

외지인이었으나 성실하게 사는 모습이 좋아 보였는지 주민들은 이장직을 맡아 줄 것을 요청했고, 지난해 잔여임기를 채우고 올해는 어르신들의 추대까지 받아 소길리 '마을 일꾼'으로 인생2막을 일궈나가고 있다.

한 이장은 "이장은 참 바쁜 직업"이라며 "권위가 아닌 마을 궂은 일을 도맡아 하는 일꾼이 돼야 한다"고 웃음지었다. 한 권 기자 hk0828@jemin.com

 

한 권 기자  hk0828@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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