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민포커스]소리만 요란한 '특구' 지정

▲ 제주도의 각종 '특구'에 대한 활용도가 미흡, 지역특구 발전의 내실화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보완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사진은 5·16도로 인근 제주마방목지에서 방목중인 말들의 모습.
별도 예산지원 등 없어 후속사업 추진 차질
말특구 타지역 추가 방침 선점 효과도 희석
균형 발전전략과 병행 현실적 활용책 필요

규제에 대한 특례를 적용해 사업을 효율적으로 추진, 다른 지역과 차별화하기 위해 지정, 운영되고 있는 '특구'에 대한 제주도의 활용도가 미흡해 지역특구 발전의 내실화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보완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전국 첫 특구 효과 '글쎄'

제주도는 올 초 국내 말산업 선도지역으로 육성하기 위한 전국 1호 '말산업특구'로 지정되는 등 말산업이 제주의 미래를 이끌 신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말산업특구' 지정으로 제주마 혈통보전과 말 사육기반시설, 말산업 특성화학교 운영 등 10개 사업에 2017년까지 868억원이 투입돼 말산업 인프라 구축과 지역 경제활성화에 도움이 클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전국 1호라는 가치와 첫 타이틀에도 불구하고, 사업 추진이 더디게 진행되는가 하면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던 정부의 사업비 지원도 턱없이 부족해 사업 추진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여기에 추가 특구가 지정될 예정에 있는 등 '첫' 지정 효과가 희석될 수 있다.

전국 최초로 지정된 '서귀포 휴양·예술특구'도 사정은 마찬가지.

서귀포시는 지난해 12월 구도심권 일원에 대해 '서귀포 휴양·예술특구(관광 레포츠)'로 지정됐다.

'서귀포 휴양·예술특구(관광 레포츠)'는 의료휴양과 문화예술, 스포츠 등 3개 분야로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특화사업이 분산·추진되고 기존에 진행해 오던 사업지구를 특구로 지정한 데 이어 특화사업이 이미 착공됐거나 준공을 앞두고 있어 시설사업을 위한 국비지원 사업 근거 활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정 급급 성과 '제자리'

제주도가 정부로부터 지정받은 특구는 1994년 '제주지역 관광특구'와 2004년 '마라도 청정 자연환경보호 특구', 2009년 '제주 추자도 참굴비·섬체험 특구'에 이어 올해 '말산업특구'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특구 지정에도 별도의 예산지원 방안과 후속 조치 사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특구 지정에 따른 성과를 이끌어 내지 못해 '특구' 지정에 따른 효과가 확산되지 않고 제자리걸음 중이다.

더욱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특구'가 정부로부터 지정받는 데 급급해 허울뿐인 특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지역주민들의 원성마저 나오고 있어 특구 사업을 지역균형발전 전략과 맞물려 현실성 있게 재조정, 활용방안을 모색하고 보다 면밀한 조성 계획이 필요하다.

특히 '특구 지정'에 따른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중장기적인 활성화 방안마련 등 행정당국의 발 빠른 대처에 나서는 적극적인 관심이 요구된다. 김지석 기자
 

김용범 제주도의원

"'지역 특구' 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사업을 주민들과 함께 추진하는 한편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는 등 행정당국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제주도의회 김용범 의원(새정치민주연합, 정방·중앙·천지동)은 "각종 특구가 지정에 앞서 정부의 재정지원 방안 등 구체적인 사업 추진계획이 수립돼야 한다"며 "특히 특구의 내실 있는 운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특구지정에 따른 선점효과 등 성과를 이뤄내기 위해서는 특구사업에 대한 실효성과 다양성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민간역량 활용도 등도 높여야 한다"며 "지역의 특성에 따라 선택적으로 규제에 대한 특례를 적용하는 등 특구의 이점을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서귀포 휴양·예술특구'는 이미 시행된 사업을 연결하는 등 사업이 중복된 것으로 말만 '특구'일뿐 기존 사업과 차별성이 없다"며 "특구제도의 벤치마킹 등 철저한 조사를 통해 신중하게 접근하고, 예산 확보와 사업추진 계획 등 특구에 대한 전체를 아우르는 장기적이고 총체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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