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근 전 한마음병원장·논설위원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병원에서는 매주 수요일 아침 8시 10분에 임직원이 함께 모여 스트레칭도 하고한주에 한명씩 돌아가면서 자기가읽었던 글 중에서 인상 깊었던 내용을 발표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며칠 전 약제과 송미연님이 발표한 것은 인터넷에 올라와있는 표창원 교수의 실화로 그 내용은 이렇다.

한 어머니가 어린이집 모임에 참석하였다. 어린이집 선생님이 그 어머니에게 말했다.

"아드님은 산만해서 단 3분도 앉아 있지를 못합니다" 어머니는 아들과 집으로 오는  길에 말했다.

"선생님께서 너를 무척 칭찬하셨어. 의자에 앉아 있기를 1분도 못 견디던 네가 이제는 3분이나 앉아 있다고 칭찬하시던걸~. 다른 엄마들이 모두 엄마를 부러워하더구나" 그날 아들은 평소와 달리 밥투정을 하지 않고 밥을 두 공기나 뚝딱 비웠다.

시간이 흘러 아들이 초등학교에 들어갔고 어머니가 학부모회에 참석했을 때 선생님이 말했다.

"아드님 성적이 몹시 안 좋아요. 검사를 받아 보세요" 그 말을 듣자 어머니는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하지만 집에 돌아가 아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선생님께서 너를 믿고 계시더구나. 넌 결코 머리 나쁜 학생이 아니라고. 조금만 더 노력하면 이번에 21등 했던 네 짝도 제칠 수 있을 것이라고 하셨어" 어머니의 말이 끝나자 어두웠던 아들의 표정이 환하게 밝아졌다. 훨씬 착하고 의젓해진 듯했다.

아들이 중학교 졸업할 즈음에 담임 선생님이 말했다. "아드님 성적으로는 명문고에 들어가는 건 좀 어렵겠습니다" 어머니는 교문 앞에 기다리던 아들과 함께 집으로 들어가며 이렇게 말했다. "담임 선생님께서 너를 무척 자랑스럽게  생각하시더라. 네가 조금만 더 노력하면 명문고에 들어갈 수 있다고 하셨어."

아들은 끝내 명문고에 들어갔고 뛰어난 성적으로 졸업했다. 그리고 아들은 명문대학 합격통지서를 받았다. 아들은 대학 입학 허가 도장이 찍힌 우편물을 어머니의 손에 쥐어드리고는 엉엉 울며 말했다. "어머니! 제가 똑똑한 아이가 아니란 건 저도 잘 알아요. 어머니의 격려와 사랑이 오늘의 저를 만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어머니."

필자는 도내에서는 자식을 잘  키운 사람들 중 하나로 회자 된다. 그러나 솔직히 말해서 자식들이 잘 커 주어서 그런 것이지 필자가 한 것은 이 어머니의 반에 반도 안 된다.

1960년대부터 일기 시작한 교육열과 1970년 대에 시작된 새마을 운동이 오늘의 대한민국을 일구었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리고 우리 제주도가 발전하는 데에도 자주, 자립, 협동의 새마을 정신과 높은 교육열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고 여겨진다. 우리 국민들의 교육열은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께서 여러 차레 언급할 정도로 전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지금 우리나라 교육이 제대로 되고 있는가 하는 데에 있어서는 전문가들은 물론 일반 국민들도 대부분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목적이 아무리 좋아도 수단 방법이 옳지 못하면 제대로 된 성과를 이룩할 수 없는 이치와 마찬가지다.

그러므로 우리 아이들을 올바로 키우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여야 하나 하는 것을 우리들은 끊임없이 생각하고 모범이 되도록 행동하여야 한다. 나이가 들수록 잘 자란 자식으로 인한 기쁨은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진다. 그러나 많은 부모님들이 자신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자녀들에게 격려 대신 비난이나 질책을 퍼붓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피그말리온 효과라든가,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라는 말이 있듯이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사랑의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격려의 한 마디가 큰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상기해야겠다.

이제 대학입학 수학능력시험도 끝났다.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으로 고민하고 있는 자녀들에게 따뜻한 위로 한마디를 건네보도록 하자.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