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중국 관광객 300만 시대의 명·암
1. 외국어 안내판 미흡

▲ 제주시외버스터미널의 운행시간표에 외국어 병기가 돼 있지 않아 외국 관광객들이 이용하기에 불편하다. 고경호 기자
제주가 중국인 관광객 '300만'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하지만 단체관광에 맞춰진 현재의 틀로는 개별자유여행객의 증가 추세를 따라가기 어렵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혼자서도 여행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고 그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면서도 '제주의 색'을 잃지 않을 수 있는 방안 마련이 과제로 제시되고 있다.
 
중국인 개별 관광객들에게 제주는 '미로'나 다름없다. 주요 관광지의 중국어 안내 미흡은 물론 대중교통 이용도 불편해 사실상 가이드 없는 여행 자체가 힘들기 때문이다.
 
27일 제주시 동문전통시장을 확인한 결과 삼삼오오 시장을 둘러보는 중국인 관광객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지만 이들을 위한 중국어 표기 안내판은 찾기 어려웠다.
 
고객지원센터와 화장실, 휴게실 등 편의시설을 안내하는 대형 간판에는 외국어 표기가 미흡했고 '현 위치'를 설명해주는 안내판 역시 지도에는 한글뿐이었다.
 
더욱이 시장별 위치와 판매 품목 등을 알기 쉽게 그림으로 제작한 팸플릿은 한국어로만 돼 있을 뿐 외국인을 위한 책자는 제작되지 않고 있으며 전문 통역요원도 배치되지 않고 있다.
 
▲ 제주시외버스터미널의 운행시간표에 외국어 병기가 돼 있지 않아 외국 관광객들이 이용하기에 불편하다. 고경호 기자
제주시외버스터미널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매표소에 설치된 대형 '시외버스 노선도'는 일부 행선지에만 중국어·영어 표기가 돼있으며 노선별 출발예정시간을 안내하는 '출발예정 정보시스템'에는 아예 외국어 표기가 안 되고 있다.
 
이곳 역시 통역 요원이 없어 중국인 관광객들은 영어와 '손 짓'을 통해 표를 구매하고 있으며, 이마저도 힘들 경우 정문에 위치한 관광안내소를 들락날락해야 겨우 매표가 가능한 상황이다.
 
또 제주시내 버스정류장의 운행시간표에도 외국어 병기가 전무, 중국인 관광객들은 터미널에서 겨우 출발해도 버스를 이용한 관광을 이어가기가 사실상 힘든 실정이다.
 
도내 관광업계 관계자는 "'제주로 오라'는 홍보에 앞서 중국인 등 외국인 관광객들을 위한 수용태세가 먼저 구축돼야 한다"며 "제주에 도착해 돌아갈 때까지 개별적인 관광이 가능하도록 안내판의 중국어 등 외국어 병기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고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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